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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민용 선임기자) 72번째 ‘신-박 대전’에서 또다시 신진서 9단이 웃었다. 최근 LG배 16강전에서 박정환 9단에게 당한 패배의 아픔을 씻어낸 복수혈전이기도 했다.
12일 서울시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 결승 3번기 2국에서 신진서 9단이 박정환 9단에게 15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2-0으로 우승을 확정 지었다. 우승 상금 7500만 원도 손에 넣었다. 이는 국내 대회 중 최고 상금액이다.


이날 대국에서 신진서 9단은 초반부터 상변과 좌변의 약한 백돌들을 압박하며 반상의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이후 비세에 몰린 박정환 9단이 연이어 강수를 던지자 이에 맞서 역공을 퍼부어 백대마를 포획하며 승리를 거뒀다.
지난 5일 치러진 결승 1국에서 백을 쥐고서 148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던 신진서 9단은 이로써 두 판 모두 완승에 가까운 내용으로 이번 결승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결승전 완봉승’의 기분 좋은 흐름도 계속 이어 갔다.

반면 박정환 9단은 지난 5월 LG배 16강전에서 신진서 9단을 꺾고 17연패의 사슬을 끊은 터라 이번 결승에서도 반전이 기대됐으나 2연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날 승리로 신진서 9단은 박정환 9단과의 상대전적을 48승 24패로 벌렸다. 그중 14번의 타이틀전 맞대결에서는 10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신진서 9단은 우승을 결정 지은 후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에는 결승에 오르지 못해 올해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우승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오늘 아침에 잠깐 연구한 모양이 대국 초반에 나와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마지막에는 초조했지만 대마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박정환 선수와의 대결은 끝까지 긴장하게 된다”고 대국을 돌아봤다.
이어 신진서 9단은 “올해 상반기 성적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며 “하반기에도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내 바둑을 두어 간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대회 시상식은 오는 18일 한국기원 신관에서 열린다. 이날 오전에는 이창호 9단을 비롯한 유명 프로기사들과 함께하는 ‘바둑, 하나로 잇다’ 프라이빗 지도기가 진행되며, 오후에는 신진서·박정환 9단과 바둑 팬이 함께하는 릴레이 대국과 팬 사인회 등의 부대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2025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는 하나은행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며 우승상금은 75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500만 원이다. 제한시간은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각자 10분에 추가시간 40초가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