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홈런왕이 16년 만에 투수로 나선 사연, 우규민이 다급하게 불렀다…"너무 짧아서 허무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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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7월 13일, 오전 02:20

[OSEN=대전, 최규한 기자]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KBO 올스타전 경기는 드림 올스타와 나눔올스타 대표로 나선 총 30명의 선수가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2회말 2사에서 마운드에 오른 올스타 최정이 이닝을 마무리 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25.07.12 / dreamer@osen.co.kr

[OSEN=대전, 조형래 기자] “(우)규민이 형이 나를 부르더라,”

16년 만에 ‘투수 최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올스타전이었다. SSG 랜더스 최정은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전에서 드림 올스타의 3번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최정에게 관심이 쏠린 이유는 투수로 올스타전 마운드를 밟았기 때문.

상황은 2회 발생했다. 드림 올스타 선발 박세웅(롯데)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우규민(KT)은 선두타자 박찬호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문현빈을 2루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이도윤에게 좌전 적시타, 송성문에게 적시타를 연달아 얻어 맞았다. 채은성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박동원에게 다시 좌전 적시타를 얻어 맞았다. 생각보다 우규민의 투구수가 많아졌다. 2회를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에서 투구수가 30개였다.

그러자 드림 올스타는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왔고 투수를 교체했다. 불펜에서 투수가 나오지 않았고 3루수 최정이 바로 마운드에 올라왔다. 우규민이 3루수로 들어갔다. 고교야구에서나 볼법한 장면이었다.[OSEN=대전, 박준형 기자]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이 열렸다.13년 만에 대전에서 열리는 KBO 올스타전은 드림 올스타와 나눔올스타 대표로 나선 총 30명의 선수가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2회말 최정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25.07.12 / soul1014@osen.co.kr그리고 최정은 이주형을 상대로 최고 121km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제구도 괜찮았다. 이주형에게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얻어 맞았지만 1루수 디아즈(삼성)의 호수비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최정의 올스타전 경력에 타자 뿐만 아니라 투수로 ⅓이닝이 추가됐다.

올스타전이 끝나고 만난 최정은 “처음부터 투수 얘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제 (우)규민이 형이 계속 안타를 맞으셔서 힘들어 하시더라. 나도 힘들어서 넋놓고 있었는데 규민이 형이 갑자기 저를 부르는 제스처를 하시더라. 뒤를 돌아봤는데 아무도 없었다. 무슨 상황인가 생각했는데 그때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래서 투수 좀 해달라고 하셨고 이강철 감독님도 무리하지 말라고 하셨다”라고 전했다.

최정의 투수 등판은 정규시즌에도 있었다. 16년 전이었던 2009년,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12회 등판한 바 있다. 

[OSEN=대전, 최규한 기자]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KBO 올스타전 경기는 드림 올스타와 나눔올스타 대표로 나선 총 30명의 선수가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2회말 2사에서 KT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에 오른 드림 올스타 최정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07.12 / dreamer@osen.co.kr

당시를 기억하고 있던 최정은 “2009년에는 투수를 관둔지 4년 정도 밖에 안됐었다. 그때는 정말 진지하게 타자를 이기려고 던진 것이었다. 그때는 자신이 좀 있었고 정말 타자를 잡으려고 했다”라고 되돌아보면서 “지금은 “세게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도 아니었지만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을까 걱정이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컨트롤이 좼고 잘 맞은 타구가 잡혀서 다행이다”고 설명했다. 

홈런더비에 출장할 예정이었지만 불참했다. 대신 투수로 등판하면서 팬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그는 “마운드 올라가서 컨트롤이 중요했다. 그냥 세게 던지려다가 괜히 타자 맞히고 그러면 안되니까 가볍게 던졌다”면서 “근데 너무 짧게 던졌다. 그래도 1이닝 정도 던졌으면 만족할 만한 퍼포먼스라고 생각했는데 2아웃에 올라가서 너무 허무하게 끝난 느낌이다. 팬 분들이 재밌게 보셨으면 감사하다”고 말했다.[OSEN=대전, 박준형 기자]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이 열렸다.13년 만에 대전에서 열리는 KBO 올스타전은 드림 올스타와 나눔올스타 대표로 나선 총 30명의 선수가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2회말 최정이 나눔팀의 공격을 막은뒤 우규민과 미소 짓고 있다. 2025.07.12 / soul1014@osen.co.kr

아울러 최정은 1회초 첫 타석에서 나눔 올스타 선발 코디 폰세의 154km 강속구에 팔꿈치 쪽을 맞았다. 통산 최다 사구(356개)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 보유자인 최정은 올스타전까지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그는 “정말 깜짝 놀랐다. 올스타전 사구 맞아본 적 처음이다. 홈런 레이스 때도 예전에 한 번 공에 맞은 적이 있다”라며 “누가 퍼포먼스냐고 하더라”고 멋쩍게 웃었다.

[OSEN=대전, 박준형 기자]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이 열렸다.13년 만에 대전에서 열리는 KBO 올스타전은 드림 올스타와 나눔올스타 대표로 나선 총 30명의 선수가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1회초 폰세가 최정에게 사구를 던진 뒤 사과하고 있다.  2025.07.12 / soul1014@osen.co.kr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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