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김인오 기자) "아이언 로프트를 1도씩 눕혔다. 그 덕분에 아이언 샷의 거리감을 일정하게 맞출 수 있었다." 고지대 골프장을 정복하기 위한 방신실의 선택이 딱 들어맞았다.
방신실은 13일 하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마지막 날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방신실은 공동 2위 김민주, 홍정민(11언더파 277타)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4월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이후 3개월 만에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었다.
높은 지대에 있는 산악형 골프장은 공기 밀도가 낮아 공의 저항이 줄어들면서 비거리가 늘어난다. 100m 높아질 때마다 1야드씩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강원도 정선에 있는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은 해발 1000m가 넘는다. 즉, 클럽별 평균 비거리는 10야드 이상 더 나간다.

방신실은 3라운드를 선두에 2타 뒤진 단독 2위로 마친 후 "고지대 코스라는 점을 고려해 아이언 로프트를 1도씩 눕혀 조정했다. 그 덕분에 아이언 샷의 거리감을 일정하게 맞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평소 몸에 벤 자신의 비거리를 코스에 적용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성공을 거뒀다.
골프 국가대표를 거쳐 2023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방신실은 첫 해 열린 E1 채리티 오픈과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당시 호쾌한 장타력으로 많은 팬들을 골프장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무승으로 아쉬움을 남긴 방신실은 지난 4월 열린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우승으로 우승 사냥을 재개했고, 상반기를 목전에 둔 이번 대회에서 시즌 다승자 반열에 올랐다.
단독 2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방신실은 전반에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뽑아내 선두 김민주를 압박했다.
후반 10번홀에서 아쉽게 보기를 적어낸 방신실은 11번홀 버디로 실수를 만회했고, 15번홀 버디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6번홀에서는 김민주의 보기가 터졌다. 파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올라선 방신실은 17번홀에서 우승을 예약하듯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궜고, 마지막 18번홀을 파로 잘 마무리 해 4라운드 72홀 승부의 최종 주인공이 됐다.
박현경과 김소이는 10언더파 278타를 적어내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사진=정선, 박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