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권수연 기자) 리버풀 디오고 조타가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리버풀이 프리시즌 첫 경기를 다소 슬픈 분위기로 출발했다.
리버풀은 지난 13일(한국시간) 영국 랭크셔주 프레스턴 딥데일에서 열린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프레스턴 노스엔드에 3-1로 승리했다.
비시즌을 처음으로 여는 경기였고, 또 원정이었지만 이 날 경기장은 리버풀과 프레스턴 모두를 가리지 않고 슬픔이 감돌았다. 이번달 초 발생한 리버풀 공격수 조타의 충격적인 사고 때문이었다.
앞서 조타는 지난 3일 스페인 사모라 지방 A-52 고속도로에서 차량 이탈 사고로 숨졌다. 당시 사고 차량에는 디오고가 동생 안드레 실바와 함께 탑승해 있었다. 차량은 도로를 이탈한 후 화염에 휩싸였고 이후 구조가 이뤄졌으나 현장에서 사망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타 형제의 장례식은 고향 포르투갈에서 엄수됐고 이들의 유해도 포르투 인근 도시인 곤도마르에 안장됐다. 리버풀 구단은 조타의 2년 치 연봉(한화 약 270억원)을 모두 유가족에게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스페인 경찰은 현장을 조사한 후 "조타가 운전자였으며 사고 전 과속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고를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트럭기사가 "조타는 절대로 과속을 하지 않았다"며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별개로 리버풀은 프리시즌 첫 경기를 통해 조타의 추모식을 열기로 결정했다.
경기장 한켠에는 조타를 상징하는 백넘버 '20'이 군데군데 배치됐고, 팬들은 '디오고 조타'가 쓰여진 붉은색 플래카드, 머플러, 티셔츠 등을 펼쳐보였다. 비록 타 팀이지만 프레스턴 역시 조타를 기리는 흑백 팸플릿 등을 특별히 만들어 팬들에게 나눠주는 등 예우를 다했다.


킥오프 전에는 양측 선수들이 하프라인에 모여 조타를 기리는 묵념을 했다.
프레스턴 주장인 벤 화이트먼은 조타를 기리는 화환을 들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선수단 일부는 슬픔을 참지 못하는 듯 보였다. 관중석의 팬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또 양측 선수단은 모두 이 날 조타를 추모하는 완장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리버풀은 골 세리머니 또한 하이파이브 정도로 최소화했다.

다르윈 누녜스와 코디 각포는 골을 넣은 후 조타를 기리는 특유의 세리머니나 숫자 20을 표현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동료를 추모했다.
이를 지켜보던 전 리버풀 출신 스티브 워녹은 "선수들이 'You'll Never Walk Alone과 1분간의 묵념을 듣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함께 슬픔을 표했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웃고 싶으면 웃고, 울고 싶으면 울 것"이라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달라. 감정이 말하는 것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우리는 어디를 가든 항상 조타를 마음 속에 간직할 것"이라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또 슬롯 감독은 "우리는 축구팀이고 원치 않는 상황에서도 경기를 치러야 한다. 아마 선수들에게 했던 말을 다시 들려줘야 할 것 같다. (조타 사망 후) 어떤 태도가 적절한지에 대해 끊임없이 논쟁했다. 그리고 나는 선수들에게 '아마도 우리가 이 상황을 조타처럼 처리하는게 최선일 것 같다'고 말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조타는 항상 '자기 자신답게 행동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도 우리 자신답게 행동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리버풀은 오는 8월 3일 안필드에서 아틀레틱 클루브(스페인)와 경기를 치른다.
사진=게티이미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