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후반기를 앞두고 감독, 단장, 수석코치를 보직해임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키움은 지난 14일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에 보직 해임을 통보했다. 설종진 퓨처스팀 감독이 1군 감독 대행을 맡게 된다. 1군 수석코치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유지된다. 또한 허승필 운영팀장을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2023년(58승 3무 83패 승률 .411)과 2024년(58승 86패 승률 .403) 모두 리그 최하위를 기록한 키움은 올 시즌에도 27승 3무 61패 승률 .307을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3년 연속 최하위가 유력한 상황에서 키움은 분위기 쇄신을 위한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새롭게 단장을 맡은 허승필 단장은 2011년 한화이글스에 입사해 운영팀 국제 업무 경험을 쌓은 후 2016년 키움에 합류했다. 이후 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파트너십 체결 주도, 메이저리그 포스팅 관련 업무,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등 국제 파트 전반을 책임졌다. 2022년부터는 운영팀장으로서 선수단 관리 및 운영 업무를 총괄해온 인사다.
허승필 단장은 지난 14일 통화에서 “나도 조금은 갑작스럽게 중책을 맡게 돼서 당혹스럽기도 하고 책임감도 느낀다. 홍원기 감독님, 고형욱 단장님이 오랫동안 팀에 계셨고 그동안 잘 해오신 것이 있기 때문에 계승할 것은 계승하고 수정할 것을 수정하면서 올해는 남은 시즌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것을 목표로 시즌을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단장 취임 소감을 밝혔다.
현재 키움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차기감독 선임 방향이다. 이에 대해 허승필 단장은 “백지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지금 성적이 부진하지만 그동안 구단을 이끌어온 기조가 있다. 구단의 철학 등을 지금 당장 뒤집고 새롭게 바꾸기는 어렵다. 구단의 운영 방식 등은 유지를 하면서 분위기를 쇄신하는데 설종진 감독님이 최적임자라고 생각했다. 다만 설종진 감독님이 차기 감독으로 우선순위에 있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허승필 단장은 “지금까지 이렇게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은 다시 한 번 팬분들께 죄송하다”면서 “우리가 구단을 운영해오면서 잘못된 부분은 수정을 하고 잘 해왔던 부분은 그대로 유지를 하면서 남은 시즌, 그리고 내년 시즌 우리가 반등할 수 있는 모습을 팬분들께 보여드리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남은 시즌 목표를 강조했다.
키움이 후반기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가장 큰 변수는 결국 외국인선수가 될 전망이다. 키움은 외국인타자 2명(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을 기용한 승부수가 실패한 것을 인정하고 푸이그를 라울 알칸타라로 교체하면서 선발 로테이션 안정화에 성공했다. 케니 로젠버그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부상대체 외국인투수 라클란 웰스가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주면서 큰 힘이 됐다.
반면 카디네스의 부상대체 외국인타자 스톤 개랫은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카디네스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면 팀에 돌아오고 스톤이 떠나는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로젠버그가 부상 때문에 교체 횟수를 한 번 더 소모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카디네스를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로젠버그를 웰스가 대체하게 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웰스가 정식계약 전환이 가능할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허승필 단장은 “웰스의 정식 계약 전환은 선수 개인적인 이슈가 있어서 쉽지 않을 것 같다. 웰스를 시즌 끝까지 끌고 가는 것이 첫 번째 옵션이지만 다른 선수를 찾는 방향도 함께 진행중이다. 웰스가 한국 생활에 아주 만족해 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계약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승필 단장은 “그동안 질책도 많았고 아쉬운 부분도 있으셨겠지만 남은 구단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해서 반등을 위해 노력하겠다. 시즌이 끝나고 다시 한 번 평가를 받으면서 질책 받을 것은 받고 고생했다고 칭찬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또 칭찬 받을 수 있게끔 열심히 하겠다”며 이날 파격적인 결단의 이유를 설명했다.
후반기 반등이 절실한 키움은 만약 웰스의 외국인선수 계약 전환이 불발되고 새로운 외국인투수를 영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또 하나의 불확실한 변수에 대처해야 한다. 파격적인 결단과 함께 후반기를 준비하고 있는 키움이 바라는대로 후반기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팬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