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지형준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거포 르윈 디아즈(29)가 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전 컴투스프로야구 홈런더비’에서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팬들의 시선은 그가 홈런을 터뜨릴 때마다 묵묵히 공을 던져주던 한 인물에게도 향했다. 바로 삼성 이우일 1군 매니저다.
이날 홈런더비 결승전에서 디아즈는 LG 박동원과 맞붙었다. 올해 홈런더비는 시간제와 아웃제가 결합된 방식. 박동원이 먼저 2분 동안 7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강하게 압박했지만 아웃 기회에서는 홈런을 하나도 치지 못했다. 디아즈는 몬스터월에 계속해서 타구가 막히며 2분 동안 4홈런을 날리는데 그쳤지만 막판 집중력을 발휘해 순식간에 3개의 홈런을 더하며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8번째 홈런을 기록, 극적으로 우승을 확정 지었다.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 선수들이 동료 선수들에게 배팅볼을 부탁했던 것과 달리, 디아즈의 배팅볼을 던진 이는 선수도 코치도 아닌 구단의 매니저였다.
경기 후 디아즈는 “원래는 강민호가 던져준다고 했는데 경기장에서 안 보여서 야구장에 오는 길에 매니저님에게 부탁을 했다”고 밝힌 디아즈는 “평소에도 종종 타격 연습 때 매니저님이 공을 던져준다. 그래서 쉽게 믿고 맡겼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했다.
이우일 매니저는 경북고 야구부 출신으로, 선수 생활 이후 일본어에 능통해 삼성에서 세리자와 유지 전 배터리 코치, 오치아이 에이지 전 투수 코치의 통역을 맡으며 야구 지식과 언어 능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오승환이 일본 무대에 진출했을 때도 전속 통역 및 홍보 담당으로 동행하며 큰 힘이 되어준 인물이다. 이후 퓨처스팀 전력 분석을 거쳐 현재는 1군 매니저로서 선수단과 늘 함께하고 있다.
이 매니저는 “디아즈가 홈런더비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좋았다. 워낙 잘 치는 선수여서 우승도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제가 던지지 않더라도 당연히 우승할 거라고 기대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 훈련할 때 가끔씩 디아즈에 배팅볼 던진 적이 있다. 현장에선 당시 홈런 타구를 더 만들려면 무조건 몸 쪽으로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던지려고 집중했던 것 같다. 그랬던 게 디아즈의 입맛에 맞았다니 다행스러웠다”며 “전반기 홈런 순위도 1위인 것처럼, 올스타 행사에서도 우승해서 축하한다고 다시 얘기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팬들의 함성과 함께 막을 내린 이번 홈런더비. 무대 위 주인공은 디아즈였지만, 그 뒤에는 조용히, 그러나 든든하게 공을 던져준 이우일 매니저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