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용인, 서정환 기자] 한국축구가 일본에 완전히 역전을 당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7시 24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개최되는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숙적 일본에게 0-1로 패해 우승컵 탈환에 실패했다.
3전 전승의 일본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은 여전히 5회 우승으로 최다우승이지만 2개 대회 연속 일본에 밀렸다. 특히 한국이 일본에 3연속 패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은 일본과 통산전적에서 42승23무17패로 앞서 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4승4무5패로 오히려 한국이 밀린다. 한국은 2021년 요코하마 원정에서 일본대표팀에 0-3 대패를 당했다. 한국은 2022년 나고야에서 다시 한 번 0-3으로 무너졌다.
일본원정이라서 졌다는 핑계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한국은 2025년 안방에서 일본에게 무너졌다. 홈팬들의 일방적 성원도 두 팀 간의 실력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이 없어서 졌다는 말도 변명이다. 일본 역시 유럽파는 출전하지 않았다. 오히려 해외파 숫자가 더 많은 일본이 불리할 수 있다. K리그와 J리그 정상의 선수들이 붙었다는 점에서 양국 축구수준의 직접적인 비교가 됐다.
결승전에서 한국은 한 골차로 졌지만 내용은 더 좋지 않았다. 한국은 파이널서드 지역에서 마지막 패스의 질이 좋지 않았다. 패스워크에 밀린 한국은 중원을 내주면서 힘든 경기를 했다. 한국이 슈팅수에서 9-4로 앞섰지만 유효슈팅은 이호재의 시저스킥 하나에 불과했다. 골 결정력이 떨어지고 영양가가 없었다.
한국은 코너킥도 11개를 얻고도 단 하나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조직력이 아쉽다. ‘일본선수들은 피지컬이 달린다’는 말도 옛말이다. 혼혈선수까지 가세한 일본은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했다. 한국이 신체조건으로 일본을 압도하던 시절은 끝났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우리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3백에서 나름 좋은 경쟁력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양팀을 놓고 보면 우리 선수들이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 일본공격이 우리 수비를 위협하지 못했다”고 총평했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시험의 성격이 짙었다. 다만 한국축구가 일본에 3연패를 당했다. 한국이 7실점을 허용하면서 한 골도 넣지 못한 현실은 심각하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2019년부터 꾸준히 일본대표팀을 맡고 있다. 최근 세 번의 대결에서 모리야스 감독이 모두 한국을 이겼다. 모리야스는 “일본이 3연승을 했지만 2승은 전의 감독(벤투)이 한국을 이끌었다. 한국은 피지컬이 강하고 기량이 좋다. 기술적으로 스피드가 빠르고 강하다. 한국의 약점은 공유하고 싶지 않다”면서 상대를 존중했다.
한국의 장점은 역시 피지컬이나 스피드 등 신체조건이 언급됐다. 일본 선수들처럼 정확한 패스와 볼간수 등 기본기는 매우 아쉽다. 하드웨어는 좋지만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 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일본은) 어려서부터 축구를 배우는 교육이 다르다. (한국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일본은 승패와 상관없이 90년대부터 일관성을 꾸준히 가져왔다. 한국축구 전체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