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대회에서 우승한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만과 여자부 최종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앞서 중국과 1차전서 2-2 무승부, 일본과 2차전서 1-1 무승부를 기록, 선전했던 한국은 최종전서 대회 첫 승리를 신고하며 1승2무(승점 5)가 됐다.
이로써 한국은 앞서 0-0으로 비긴 일본(1승2무·승점 5), 중국(1승2무·승점 5)과 승점이 같아졌다.
이번 대회는 승점이 같을 경우 동률인 팀끼리 치른 경기만을 기준으로 상대 전적, 골득실, 다득점 순서로 순위를 결정한다. 세 팀은 상대 전적과 골득실이 같았는데, 한국이 다득점에서 3골로 앞서 정상에 올랐다.
당초 우승 가능성이 없어보였던 한국은 마지막날 극적 뒤집기를 기록, 2005년 초대 대회 우승 이후 20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탈환했다.

16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후반전 대한민국 지소연이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고 있다. 2025.7.1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이날 한국의 극적 승리를 이끈 영웅은 '에이스' 지소연이었다.
세대교체에 공을 들이고 있는 여자 대표팀은 이번 동아시안컵 엔트리 26명 중 14명이 2000년대 이후 출생일만큼 젊은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하지만 지소연은 젊고 에너지 넘치는 선수들이 가득한 팀에서도 여전히 경쟁력을 보였고, 가장 중요한 순간 큰 일을 해냈다.
지소연은 지난 9일 중국과의 1차전에서 1-2로 뒤져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4분, 환상적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해 한국을 패배의 위기로부터 구했다.
이 골은 단순한 중국전 무승부뿐 아니라, 한국의 극적 역전 우승을 만든 발판이기도 했다.
강호 중국을 상대로 1차 기적을 쓰며 흐름을 탄 한국은 이어진 일본과의 2차전에서도 1-1 무승부를 기록, 막판 역전 우승이라는 2차 기적을 위한 가능성을 남겨둘 수 있었다.

16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후반전 대한민국 지소연이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25.7.1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최종전에서도 지소연 활약은 빛났다.
앞서 열린 중국과 일본의 경기가 0-0 무승부로 마무리되면서 한국은 대만을 이기기만 하면 우승할 수 있는 기적 같은 경우의 수가 생겼다.
의욕이 앞선 한국은 좀처럼 마무리를 하지 못하며 초조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지소연이 다시 영웅으로 등장했다.
지소연은 후반 25분 강채림이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섰다. 성공시켜야 우승할 수 있는 압박감 큰 순간이었지만 해결사 지소연은 흔들리지 않았다. 왼쪽 구석을 뚫는 여유있는 슈팅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이후 한국은 흐름을 타 장슬기의 추가골까지 기록, 안방에서 값진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아울러 지소연은 이날 출전과 득점으로 한국 축구 최다 출전(169경기)과 최다 골(74득점)로 한국 축구의 기록도 계속 새로 썼다.
지소연은 20년 만의 우승을 직접 일구며 '전설'임을 완벽하게 증명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