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전 감독이 그동안 응원을 해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냈다.
키움은 지난 14일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에 보직 해임을 통보했다”라고 발표하며 홍원기 감독을 경질했다.
홍원기 감독은 2021년 1월 키움 감독으로 취임했다. 감독 첫 해 70승 7무 67패 승률 .511 리그 5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감독으로서 성과를 냈다. 2022년에는 80승 2무 62패 승률 .563으로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고 포스트시즌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창단 세 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해 준우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에는 부상 악재와 전력 유출이 계속되며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고 올 시즌에도 27승 3무 61패 승률 .307을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승률 .307은 구단 역사상 가장 낮은 승률이다.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한 전력에 김혜성(다저스), 아리엘 후라도(삼성),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KT) 등 핵심전력이 팀을 떠났고 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 케니 로젠버그 등 외국인선수들이 부상으로 고전하면서 홍원기 감독이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었다. 5년간 293승 15무 359패 승률 .439를 기록한 홍원기 감독은 계약 마지막 해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16일 개인 SNS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에서의 제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습니다. 직접 팬 여러분께 인사드릴 기회가 없어, 이렇게 SNS를 통해 글로나마 마음을 전합니다”며 팬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다.
“감독실을 정리하다 보니 많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더군요”라고 운을 뗀 홍원기 감독은 “2022년, 그 가을 무대에 다시 올랐던 순간엔 정말 전율이 돌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감독으로서 처음 승리를 거뒀던 날의 긴장과 기쁨, 감독 취임을 공식 발표했던 날의 설렘도 아직 선명합니다. 그리고 부산에서 거둔 100번째 승리. 숫자 ‘100’이 주는 무게와 책임감이 그날 따라 유난히 크게 다가왔던 기억도 납니다. 돌이켜보면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라고 키움에서의 추억들을 돌아봤다.
홍원기 감독은 “2009년 코치로 시작해 어느덧 17년이라는 시간을 이 팀과 함께 했습니다. 코치 시절 입단했던 송성문 선수가 이제는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니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면서 “최근 팬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많은 댓글과 메시지들 하나하나 직접 답변드리진 못했지만 모두 읽었습니다. 그 안에 담긴 진심 어린 응원과 따뜻한 말들, 정말 큰 힘이 되었고, 깊이 감사드립니다”고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긴 시간 동안 성적과 관계없이 늘 퇴근길을 뚫고 응원하러 와주시던 팬분들, 뛰어와 선물을 건네주시던 분들, 그리고 손편지로 마음을 전해주시던 분들까지… 그 마음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홍원기 감독은 “한 팬분이 직접 만들어 관중석에서 들고 계셨던 ‘원기 매직’이라는 플래카드, 저를 닯았다고 정성껏 만들어주신 캐릭터 키링, 어린 학생팬들이 감사하다며 건네던 편지들과 선물. 그 외에도 수 많은 응원과 따뜻한 마음들이 지금도 하나하나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그런 팬분들 덕분에 끝까지 힘낼 수 있었습니다”라고 팬들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홍원기 감독은 “이제는 야구장 밖에서, 조금 멀리서 이 팀을 지켜보려 합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향해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저도 그날은 한 명의 팬으로서 누구보다 큰 박수를 보낼 겁니다”면서 “우리 선수들, 남은 시즌 다치지 말고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팬 여러분도 선수들을 믿고, 마지막까지 뜨거운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은 곳에서 늘 애써주신 구단 현장 직원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라고 5년간 함께 했던 팬, 선수, 구단 직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