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불투명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토마스 프랭크 신임 감독의 데뷔전에 선발 출격할 전망이다.
영국 '풋볼 런던'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모하메드 쿠두스의 데뷔, 손흥민 선발 출전, 루카스 베리발 복귀, 프랭크의 레딩전 베스트 11"이라며 예상 선발 명단을 공개했다.
토트넘은 오는 19일 오후 11시 잉글랜드 버크셔주 레딩의 마데스키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 리그 원(3부리그) 소속 레딩FC와 프리시즌 첫 친선 경기를 치른다.
지난달 토트넘에 부임한 프랭크 감독의 데뷔전이다. 토트넘은 지난 5월 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한 뒤로 16일 만에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고 브렌트포드에서 프랭크 감독을 데려왔다.
프랭크 감독은2016년 브렌트포드 수석코치로 부임했고, 2018년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후 그는 2020-2021시즌 팀을 프리미어리그로 승격시키는 등 7년 동안 브렌드포드를 이끌고 많은 성과를 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강한 압박과 빠른 템포의 공격을 앞세워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 토트넘에서 첫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프랭크 감독. 이번 레딩전이 단순한 프리시즌 한 경기가 아닌 이유다.
풋볼 런던도 "프랭크는 토요일에 토트넘 감독으로서 처음으로 벤치에 앉게 된다"라며 "프랭크는 지난 몇 주간 바쁜 시간을 보냈다. 레딩전을 통해 그의 축구 철학을 이해하고, 주전 자리를 놓고 싸우는 선수들을 살펴봄으로써 토트넘이 그의 밑에서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엿볼 수 있다"라고 짚었다.
그런 가운데 손흥민의 선발 출격이 점쳐졌다. 매체는 "선발 라인업은 약간 섞어서 꾸려질 수 있지만, 프랭크가 처음으로 토트넘 최고의 팀을 보고 싶다면 실제로 매우 강력하게 나설 수 있다"라며 손흥민의 이름을 왼쪽 공격수 자리에 올려뒀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을 4-2-3-1 포메이션의 좌측 날개로 선정하면서 "손흥민은 올여름 10년 만에 이적을 둘러싼 논의 속에서 현재 토트넘 선수로 남아 있다. 그는 히샬리송, 마티스 텔과 왼쪽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라고 전했다. 손흥민 외에는 신입생 모하메드 쿠두스와 브레넌 존슨, 도미닉 솔란케, 로드리고 벤탄쿠르, 루카스 베리발,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반 더 벤,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예상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손흥민은 올여름 토트넘과 작별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그는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만 뛰어온 전설이지만, 이제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 영국 '타임즈'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손흥민 측에서 거절하면서 올해 초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올여름 그가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소문이 커지고 있다. 풋볼 런던도 손흥민이 올여름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확인했다. 영국 '스카이 벳'은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행 배당을 4/9로 책정, 약 69.2%의 확률로 계산했다.
우승의 꿈을 이룬 만큼 아름답게 헤어질 적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면서 17년 만의 무관 탈출에 성공했고, 손흥민도 생애 첫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이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되고 프랭크 감독이 새로 부임했기에 손흥민과도 이별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타이밍이라는 것.
특히 손흥민도 만 33세가 된 만큼 '에이징 커브'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는 지난 시즌 부상 여파와 팀 부진이 겹치면서 리그 7골 10도움에 그쳤다. 토트넘 스카우트 출신 믹 브라운도 "모두 앞으로 나아갈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매우 잘 해냈고, 토트넘의 레전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세월은 피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일단 손흥민은 프리시즌 훈련에 복귀해 선수단에 합류했다. 그는 프랭크 감독과 미팅을 통해 다음 시즌 미래를 결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프랭크 감독이 그를 얼마나 중요한 자원으로 여기는지도 하나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만약 손흥민이 잔류한다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토트넘은 이미 마티스 텔와 쿠두스를 완전 영입했고, 모건 깁스화이트와 에베레치 에제 등을 눈독 들이고 있다.
여기에 윌손 오도베르와 2007년생 최고 유망주 마이키 무어, 히샬리송, 데얀 쿨루셉스키 등 기존 자원도 있다. 프랭크 감독은 빠른 공격과 강한 압박을 강조하기에 손흥민보다 에너지 넘치는 선수를 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번 레딩전에 더욱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손흥민이 프랭크 감독 체제에서 얼마나 중요한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는지 그가 경기장 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오디션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레딩전을 마친 뒤엔 26일 루턴 타운과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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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트넘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