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영입 취소 '오피셜'이다. 튀르키예 베식타스가 카일 워커피터스(28) 영입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베식타스는 17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전에 원칙적 합의를 발표하고 이스탄불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도록 초청했던 프로 축구선수 카일 워커피터스의 입국이 연기되었음을 알려드린다"라고 공식 성명을 전했다.
이적 협상 자체가 모두 없던 일이 됐다. 베식타스는 "워커피터스는 오늘 우리에게 연락해 연기를 요청했다. 따라서 우리 클럽은 그의 이적을 취소했다. 구단은 기존 정책에 따라 이적 절차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이 내용을 공개적으로 알려드린다"라고 설명했다.
끝내 인내심을 잃은 베식타스다. 튀르키예 언론인 야지즈 샤분추오글루는 같은 날 "워커피터스는 아직 베식타스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베식타스는 선수 측 연락을 기다리고 있으며 오늘 내로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지만, 잠시 후 베식타스가 결국 워커피터스 영입을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워커피터스의 늑장 대응이 결정적 원인으로 보인다. 영국 '데일리 메일'의 라이언 테일러 기자 역시 "워커피터스는 이스탄불에서 메디컬 검진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그가 추가 시간을 요청했다. 현재 베식타스 이적은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된다"라고 전했다.
워커피터스는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측면 수비수다. 그는 토트넘 유스팀에서 성장했고, 2017-2018시즌 1군 무대에 데뷔했다. 한때는 카일 워커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워커피터스는 토트넘에서 좀처럼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고, 2019년 여름 사우스햄튼으로 임대됐다. 주전 자원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그는 완전 이적에도 성공했고, 지난 시즌까지 사우스햄튼의 우측 수비를 책임졌다.
사우스햄튼과 워커피터스의 동행은 올여름 막을 내렸다. 사우스햄튼은 리그 38경기에서 단 2승을 거두는 역대급 부진 속에 챔피언십(2부리그)로 강등됐고, 워커피터스는 재계약 없이 팀을 떠났다.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워커피터스는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마침 팀그로운 자원이 필요한 친정팀 토트넘도 그의 영입을 고려했다.
그러던 중 토트넘이 발을 빼면서 베식타스가 유력 행선지로 떠올랐다. 실제로 워커피터스는 베식타스와 개인 합의를 완료했고, 메디컬 테스트 일정까지 정해졌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워커피터스가 튀르키예로 날아가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베식타스 측에 연기를 요청하며 시간을 끌었고, 더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베식타스가 영입을 철회했다.
워커피터스는 끝까지 베식타스와 다른 선택지를 저울질한 것으로 보인다. 사분추오글루에 따르면 그는 잉글랜드 구단으로부터 공식 제안을 받았다. 베식타스 이적은 무산된 만큼 잉글랜드 무대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워커피터스의 다음 행선지 후보로는 에버튼이 거론되고 있다. '풋볼 인사이더'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에버튼과 웨스트햄 둘 다 워커피터스에게 관심을 보였다"라며 "에버튼은 케니 테테를 FA로 영입할 것처럼 보였지만, 놓쳤다. 몇 년간 오른쪽 수비에 애를 먹은 만큼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워커피터스를 영입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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