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이규원 기자) 포항스틸러스 유니폼을 처음 입은 기성용이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며 복귀를 알렸다.
기성용은 지난 1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76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포항이 2-1로 앞선 후반 31분 기성용은 한현서와 교체됐다.
이번 경기는 FC서울에서 198경기를 뛴 후 포항으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K리그에서 서울이 아닌 새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이날 경기는 지난 4월 12일 대전하나시티즌전 이후 98일 만의 출전이기도 했다. 당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오랜 공백기를 가졌지만 경기에서 녹슬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기성용은 경기 내내 김동진과 함께 미드필드에서 포항의 공격과 수비를 조율했다. 총 43번의 패스 시도 중 39번을 성공시키며 90.7%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고, 2차례의 키패스를 더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프리킥과 코너킥을 담당하는 키커로 나서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2분에는 과감한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전반 8분에는 코너킥이 이동희의 머리에 맞았지만 골문을 벗어나며 아쉬움을 남겼고, 관중을 향해 박수로 호응을 유도하는 등 팬들과의 교감에 나섰다.
1만3,973명의 관중이 참석한 경기장에서 기성용은 홈 팬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입장권은 경기 이틀 전 매진될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경기 종료 후 기성용은 “오랜만에 많은 관중 앞에서 뛸 수 있어 행복했다”며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 긍정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어 다행이었다”고 복귀전을 자평했다.
포항의 2-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3 역전패를 당했음에도, 기성용은 “특히 어린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해 반드시 승리를 거두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포항은 오는 22일 수원FC와 홈 경기를 치른다.
포항 박태하 감독은 “정말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기성용의 경기력과 팀 기여도를 강조했다. 전북의 거스 포옛 감독 역시 “전반적으로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경기를 지배했다”고 평가했다.
기성용은 “후반에 쥐가 나는 등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몸 상태가 나아지면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폭넓은 지원 속에서 앞으로 더 많은 승리를 팬들에게 안기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팬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팬들에게 따뜻한 감사를 전하며 “시즌이 끝날 때 다 같이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포항스틸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