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배드민턴 세계 1위 안세영(23, 삼성생명)이 ‘왕즈이 킬러’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하며 시즌 여섯 번째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안세영은 20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5 일본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슈퍼 750)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왕즈이(세계 2위)를 42분 만에 2-0(21-12, 21-10)으로 완파했다.
세계랭킹 1위와 2위의 맞대결이었지만, 안세영은 압도적이었다. 안세영은 초반 잠시 접전을 벌인 뒤 경기 중반부터는 일방적인 흐름으로 승기를 잡았다. 1게임 10-10에서 내리 8득점을 몰아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고, 2게임에선 초반부터 연속 득점으로 기세를 눌렀다. 마지막 포인트는 재치 있는 네트 플레이로 장식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올 시즌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마스터스,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에 이어 일본오픈까지 정복하며 6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32강부터 결승까지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2-0 퍼펙트 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8강에서 만난 천위페이(세계 5위, 중국)는 올해 싱가포르오픈에서 안세영에게 시즌 첫 패배를 안겼던 상대다. 그러나 안세영은 불과 43분 만에 2-0(21-16, 21-9)으로 설욕하며 완전히 달라진 면모를 보여줬다. 이어 4강에서는 일본의 군지 리코(32위), 결승에서는 왕즈이를 각각 2-0으로 제압하며 단 한 순간도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왕즈이와의 전적은 이제 13승 4패. 지난해 덴마크오픈 결승과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연이어 패했던 안세영은 올해 들어 상대전적 5전 전승을 거두며 '왕즈이 킬러'로서 입지를 굳혔다. 올해 치른 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 일본오픈 결승에서 모두 왕즈이를 결승 제물로 삼았다.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 28년 만에 여자단식 금메달을 안기며 세계 정상에 선 안세영은 이후 부상으로 일본오픈을 건너뛴 바 있다.
2년 만에 다시 출전한 도쿄 무대에서 정상 탈환에 성공했고, 2023년 세계선수권 우승,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 그리고 올해 여섯 번째 우승으로 이어지는 ‘여제의 시대’를 완성해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는 진천선수촌에서 박주봉 감독과 함께 진행한 집중 훈련의 성과로 평가된다. 기존의 완급 조절형 플레이에 더해 초반부터 승부를 거는 직선적 전략을 더한 것이 주효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안세영은 금메달에 입을 맞추며 여유 있게 세리머니를 펼쳤고, 경기 후에는 두 팔을 벌리고 포효했다. 그를 응원하던 도쿄 체육관 관중들은 기립 박수로 세계 1위의 위용에 화답했다.
안세영은 곧바로 중국 저장성 창저우로 이동해 오는 22일부터 시작되는 BWF 슈퍼 1000 중국오픈에 출전한다. 시즌 7번째 우승, 나아가 2028 LA 올림픽 2연패라는 궁극적 목표를 향한 도전은 계속된다.
한편, 일본오픈에서는 남자복식에서도 낭보가 전해졌다. 세계랭킹 3위 서승재-김원호 조는 결승에서 세계 1위 고 제 페이-누르 이주딘 조를 2-0(21-16, 21-17)으로 꺾고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하며 단식과 복식 모두 세계 정상급 경쟁력을 입증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