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3년 연속 10위로 떨어졌지만 시즌 막판 ‘고춧가루 부대’로 떠올랐다. 1~2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에 연이어 일격을 가했다.
지난 9일 고척 LG전에서 11-2 대승을 거두며 LG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4이닝 5실점)에게 첫 패전을 안겼던 키움은 14일 대전 한화전도 난타전 끝에 13-10으로 이겼다. 키움에 발목 잡힌 2위 한화는 1위 LG와 격차가 다시 3.5경기로 벌어졌다.
이날 키움은 장단 20안타를 폭발했다. 개인 5연승을 질주하며 위력을 떨치던 문동주도 3⅓이닝 9피안타 3탈삼진 8실점으로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하며 키움 타선에 호되게 당했다.
키움은 9-3으로 앞선 4회 무사 1,2루에서 선발 정현우를 투구수 71구 만에 내리는 승부수도 던졌다. 7명의 불펜을 쓰며 투수를 총동원한 끝에 한화전 12연패 사슬을 끊었다.
15일 한화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설종진 키움 감독대행은 정현우를 일찍 교체한 것에 대해 “제 욕심이었다. 4회초 우리가 빅이닝을 만들고 4회말에 올라갔는데 볼넷, 볼넷으로 제구가 안 됐다. 내용이 안 좋아 바꿨다”고 설명했다.
10-8로 추격당한 6위 1사 1,3루 위기에서 최근 페이스가 좋은 오석주를 조금 일찍 투입한 승부수도 통했다. 오석주는 타격감이 좋은 하주석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이재원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대타 안치홍을 중견수 뜬공 잡고 급한 불을 껐다.
설종진 대행은 “원래 7~8회를 생각했는데 (정)현우가 조기 강판됐고, 6회에 또 위기가 왔다. 거기가 마지막 승부처라고 생각해서 (오석주를) 앞에 당겨 썼다”며 “경험을 차곡차곡 쌓다 보니 마운드에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 있게 던진다”고 평가했다.
키움은 8월 이후 16승17패(승률 .485)로 5할에 가까운 성적을 내며 선전하고 있다. 투타에서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며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도 힘을 보태고 있다. 오선진은 8월 이후 22경기 타율 3할1푼3리(32타수 10안타) 5타점 OPS .753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13~14일 한화전에도 각각 4타수 2안타 1타점,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8번 타순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설종진 대행은 오선진에 대해 “워낙 수비가 좋은 선수다. 우리 팀에 신인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 보니 뒤에 안정된 선수가 필요해서 영입했다. 본인도 여기 와서 야구 인생을 길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발로 많이 안 나가지만 경기할 때마다 어떻게든 살아나가려고 하는 정신력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오선진은 15일 한화전도 9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한다.
키움은 이날 한화 우완 선발 정우주를 맞아 박주홍(좌익수) 송성문(3루수) 임지열(1루수) 최주환(지명타자) 주성원(우익수) 임병욱(중견수) 김건희(포수) 어준서(유격수) 오선진(2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좌완 신인 박정훈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