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호주에 충격 안겼다!" 中 감독, 부끄럽지도 않나...'승부조작급' 공돌리기 논란에도 "호주가 우리 존중한 거 봤지?"

스포츠

OSEN,

2025년 9월 16일, 오전 12:00

[OSEN=고성환 기자] '승부조작'이라는 비판까지 받았지만, 당당하기 그지없다. 안토니오 푸체 중국 22세 이하(U-22) 대표팀 감독이 자신들이 호주를 깜짝 놀라게 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티탄 스포츠'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안토니오 푸체 감독은 중국 U-22 대표팀의 활약이 호주 대표팀에 충격을 안겼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푸체 감독이 지휘하는 중국 U-22 대표팀은 지난 9일 중국 시안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 D조 최종전에서 호주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중국은 2승 1무(승점 7점)로 조 2위를 차지했다. 호주가 골 득실에서 앞서며 1위에 올랐다. 다만 중국 역시 각 조 2위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며 대회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 44개국이 참가해 4팀씩 11개 조가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를 차지한 11팀과 2위 중 성적이 좋은 4팀만이 본선에 오르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경기 내용. 중국은 철저히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패하지 않는 데만 집중했다. 경기 초반부터 소극적으로 나섰고, 경기 막판엔 아예 뒤에서 공을 돌리기만 했다. 호주도 본선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 만큼 사실상 공격을 포기했다. 그 결과 경기는 지루한 패스 연습 끝에 0골로 끝났다.

당연히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중국 '소후'는 "호주와 최종전은 축구가 아니라 협약처럼 보였다. 양 팀은 공격을 자제하고 노골적으로 시간을 끌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승부조작'이라는 거친 단어까지 등장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는 "스포츠맨십을 저버린 추태"라는 비난이 폭발했고, "공식 담합"이라는 수위 높은 표현까지 등장했다.

중국은 이번 예선에서 첫 경기 동티모르를 상대로 2-1 진땀승을 거뒀다. 두 수 아래로 생각했던 팀을 상대로 고전한 것. 하지만 2차전에서 북마리아나 제도를 무려 10-0으로 꺾으며 득실 차를 확보했고, 호주와는 무승부만 거두려 노력했다.

해외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중국 '시나 스포츠'에 따르면 해외 팬들 역시 중국과 호주가 고의로 공만 돌리며 시간을 소모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는 'AFC의 수치'라며 AFC 차원에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중국 내에서도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의견과 한심한 담합이라는 의견이 충돌할 정도였다. 소후에 따르면 일부 중국 팬들은 "차라리 탈락을 하면 탈락했지 이런 졸전은 보기 싫다", "본선에 가도 망신만 당할 것", "세계 레벨에서 이런 공 돌리기가 통하겠냐" 등의 댓글을 달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푸체 감독은 당당했다. 그는 최근 'CCTV'와 인터뷰에서 "누군가 호주를 상대로 전방 압박을 펼쳐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선수들은 믿을 수 없는 노력을 쏟아부었고, 동시에 이런 전술적 퀄리티를 보여준 것이 매우 중요했다. 우리는 호주에 더 잘 적응해 좋은 플레이를 펼쳤고, 그들의 약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푸체 감독은 "우리는 수비 시 상대를 지루하게 했다. 호주는 공을 어디로 패스해야 할지 몰랐고, 우리 뒷공간으로 롱패스를 때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졌고, 경기가 끝날 때쯤 호주가 우리에게 존중을 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는 그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당당히 외쳤다.

그는 여기에 한 술 더 떠 "호주의 코칭스태프는 우리에게 중국 대표팀의 활약이 그들을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사실 우리가 이런 배치로 호주를 상대할 거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단기적인 이런 토너먼트 대회에선 준비만 돼 있다면 어느 팀에도 대항할 수 있다"라고 뿌듯해 했다.

푸체 감독뿐만 아니라 중국 선수들 역시 호주전을 마친 뒤 기쁨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체 감독은 중국 U-23 선수들의 재능을 크게 칭찬하며 이들과 함께라면 2030 월드컵 본선 진출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소후 홈페이지, AFC 아시안컵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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