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이 선발 출전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홍명보호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내년 여름 북중미 월드컵을 9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대표팀의 핵심 카드가 흔들리고 있다.
이강인은 1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리그1 4라운드 랑스전에서 4-3-3 포메이션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전반전에는 브래들리 바르콜라에게 침투 패스를 찔러주는 등 활발히 움직이며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나, 후반 10분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한 직후 오른쪽 발목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결국 세니 마율루와 교체돼 벤치로 돌아갔고, 팀 닥터의 부축을 받으며 터널을 빠져나갔다.
문제는 이 부위가 이미 9월 A매치 소집 기간에 다쳤던 곳이라는 점이다. 미국전 직전 훈련에서 가벼운 염좌 진단을 받고도 미국·멕시코전 2경기를 모두 소화했지만, 회복이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복귀전을 치르다 결국 재발한 것으로 보인다. PSG는 이날 경기에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루카스 베랄두까지 차례로 부상을 당해 팀 전력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경기 후 "아직 상태를 알 수 없다. 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우리에게는 어려운 순간"이라고 털어놓았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 역시 "이강인의 출전 여부는 15일 정밀검진 후 결정된다. 아탈란타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개막전에 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이강인의 출전 시간 문제는 한국 대표팀에도 직결된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이강인을 전술의 핵심 축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PSG에서 꾸준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데다, 부상까지 겹치면서 경기 감각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로 최근 멕시코전에서 이강인은 날카로운 패스를 몇 차례 뿌렸지만, 순간 판단 미스와 불필요한 드리블로 볼 소유권을 잃는 장면이 나왔다. 기복 있는 플레이는 결국 실전 감각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PSG의 일정은 빡빡하다. 아탈란타전을 시작으로 마르세유, 바르셀로나, LOSC 릴 등 강팀과 연전이 이어진다. 만약 이강인이 장기 결장 판정을 받는다면 팀 내 입지 회복은 물론, 시즌 전체의 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홍명보 감독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대표팀 공격 전개에서 이강인은 여전히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그러나 클럽에서 실전 감각이 떨어지고 부상으로 잦은 이탈이 반복된다면 월드컵 본선 준비 과정에서 팀 전술의 균형에도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강인이 이번 부상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꾸준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홍명보호의 가장 중요한 퍼즐 조각이 월드컵 무대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국 축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