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km 돌직구만 있나, 송성문도 얼어붙게 한 커브…정우주 첫 선발, 절반의 성공이었다

스포츠

OSEN,

2025년 9월 16일, 오전 04:42

한화 정우주. /한화 이글스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정우주(19)가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최고 시속 154km 직구와 새로운 무기로 장착한 커브가 위력을 떨쳤다. 

정우주는 1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 선발 등판, 2⅓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 54개로 데뷔 첫 선발 등판을 마쳤다. 

올해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파이어볼러 정우주는 불펜에서 준필승조로 활약했다. 이날 선발 등판 전까지 올 시즌 46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서 3승3홀드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했다. 45⅔이닝 동안 삼진 72개를 잡으며 9이닝당 14.2개를 찍었다. 6월 중순 휴식 및 변화구 연마 차원에서 2군에 다녀온 뒤 후반기 17경기(21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0.84 탈삼진 40개로 폭풍 성장했다. 지난 7일 대구 삼성전 두 번째 투수로 2이닝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선발 준비를 위한 테스트를 통과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내년을 위해 남은 시즌 정우주에게 선발 수업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날 경기 전에도 김경문 감독은 “투구수는 50개 정도, 정말 많으면 60개가 될 것 같다. 빨리빨리 타자가 치게 해서 이닝을 많이 던져주면 좋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1회 시작은 볼넷이었다. 키움 1번 타자 박주홍에게 초구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지만 그 다음 4개의 공이 모두 존을 빗나갔다. 하지만 송성문을 7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초구 슬라이더가 볼이 된 뒤 정우주는 빠른 공에 강한 송성문에게 5구 연속 직구로 승부했다. 볼카운트 2-1에서 송성문이 3구 연속 하이 패스트볼에 백네트로 가는 파울을 쳤다. 정우주의 구위에 살짝 밀린 모습. 이어 7구째 시속 122km 커브가 바깥쪽 높게 ABS 보더라인에 걸쳤다. 허를 찌르는 공에 송성문도 그대로 얼어붙었다. 지난 7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강민호와 구자욱을 상대로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뺏어내더니 이날 최정상급 타자 송성문도 이 공으로 삼진을 잡았다. 

한화 정우주. /한화 이글스 제공

이어 임지열도 4구째 바깥쪽 높게 꽉 차는 시속 152km 직구로 루킹 삼진 잡은 정우주는 최주환을 2루 땅볼 유도하며 첫 이닝을 실점 없이 마쳤다. 여세를 몰아 2회에는 주성원을 중견수 뜬공, 임병욱을 2루 내야 뜬공 처리한 뒤 김건희를 3구 삼진 요리했다. 초구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째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이끌어낸 정우주는 3구째 비슷한 코스로 시속 151km 직구를 던졌다. 존에 들어온 공에 김건희도 배트를 내지 못하고 물러났다. 

2회까지 34개의 공으로 삼진 3개를 잡으며 실점 없이 잘 막은 정우주. 그러나 3회가 아쉬웠다. 선두타자 어준서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오선진을 7구 승부 끝에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은 정우주는 박주홍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박주홍은 정우주의 3구째 가운데 몰린 시속 148km 직구를 잘 밀어쳐 펜스를 직격하는 장타로 장식했다. 주춤주춤하면서 타구를 따라간 한화 좌익수 문현빈이 펜스에 붙어서 잡으려고 했지만 놓쳤다. 

이어 송성문 타석에서 박주홍이 초구에 3루 도루를 하면서 정우주를 흔들었다. 1~3구 연속 볼을 던지며 카운트가 몰린 정우주는 4구째 시속 149km 직구를 존에 집어넣었다. 첫 타석에 삼진을 당한 송성문은 두 번은 당하지 않았다. 과감한 스리볼 타격으로 정우주의 몸쪽 높은 직구를 공략했고,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1타점 3루타로 연결했다. 2-2 동점. 

한화 정우주. /한화 이글스 제공

계속된 1사 3루에서 임지열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정우주는 결국 마운드를 내려갔다. 1사 1,3루에 올라온 황준서가 최주환을 투수 앞 병살타로 연결해 정우주의 책임 주자 2명을 지웠다. 2실점으로 마친 정우주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96에서 3.19로 올랐다. 

총 투구수 54개로 최고 시속 154km, 평균 151km 직구(38개) 중심으로 슬라이더(9개), 커브(7개)를 던졌다. 변화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슬라이더와 커브 모두 삼진 잡을 때 헛스윙을 이끌어낼 만큼 결정구로 쓰임새가 있었다. 다만 3회부터 직구 구속이 140km대 후반으로 조금 떨어졌는데 아무래도 스태미너가 떨어졌다. 시즌 내내 불펜으로 던지다 처음 선발로 던진 만큼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었다. 

정우주는 남은 시즌 선발로 2경기 추가 등판할 예정이다. 내년 시즌 선발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기도 하지만 당장 올해 포스트시즌 때 2~3이닝 던질 롱릴리프로서 가능성도 보는 실험으로 보인다. 가을야구는 연장이 15회까지 하기 때문에 길게 던질 수 있는 불펜이 필요하다. 김경문 감독은 “지금은 그거까지 이야기할 것은 아니다. 페넌트레이스까지 이렇게 해보다가 시즌이 다 끝나고 나면 그때 코치랑 상의해서 (투수들 보직을) 세팅할까 생각 중이다”고 밝혔다. /waw@osen.co.kr

한화 정우주. /한화 이글스 제공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