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울산 HD에서 활약했던 발레리 카자이슈빌리(32)가 중국 슈퍼리그(CSL) 산둥 타이산과 동행을 이어나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넷이즈'는 15일(한국시간) "산둥 타이산이 카자이슈빌리와 재계약 체결에 가까워지고 있다. 협상은 전반적으로 순조롭지만, 최강희 감독이 변수가 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카자이슈빌리는 과거 K리그에서 등록명 '바코'로 뛰었던 조지아 국가대표 공격수다. 그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울산의 '특급 크랙'으로 맹활약하며 K리그1 우승에 힘을 보탰다. 카자이슈빌리는 2023년을 끝으로 울산과 계약이 만료된 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산둥 타이산에 합류했다.
올 시즌 엄청난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카자이슈빌리다. 그는 해트트릭만 4번을 기록하며 CSL의 새 역사를 썼고, 최근 리그 7경기 연속골(총 14득점)을 터트리며 펄펄 날고 있다. 24경기 22골 5도움이라는 무시무시한 스탯으로 득점 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대로라면 득점왕도 꿈이 아닌 상황. 특히 최근 기세가 심상치 않다. 카자이슈빌리는 6월 한 달 동안 침묵했지만, 7월 말 메이저우 하카전 해트트릭을 계기로 불을 뿜기 시작했다. 이후 매 경기 득점 중인 그는 최근 상화이 선화와 경기에서도 3차례나 골망을 가르는 원맨쇼를 펼쳤다.
넷이즈는 전술 변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매체는 "카자이슈빌리는 최강희 감독 시절 주로 측면에 배치되며 수비 임무까지 맡았고, 이 점이 그의 공격력에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한펑이 감독 대행을 맡은 뒤 3-4-3 포메이션을 쓰면서 카자이슈빌리가 수비에서 해방됐다. 그는 자신의 공격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최강희 감독은 무릎 치료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자리를 비운 상태다. 한펑 B팀 감독이 그를 대신해 임시로 1군 감독을 맡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카자이슈빌리에게 날개를 달아줬다는 것. 그는 한펑 감독 밑에서 섀도우 스트라이커나 최전방에 배치되면서 골문에 더욱 가까워졌고, 수비 부담을 덜어내면서 미친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K리그 시절과는 다소 달라진 활용법이다. 카자이슈빌리는 울산에서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어로 뛰면서 마무리보단 개인 드리블과 창의적인 패스로 차이를 만드는 크랙에 가까웠다. 통산 성적은 132경기서 36골 10도움.
이제는 직접 공격에 방점을 찍고 있는 카자이슈빌리. 당연히 산둥 타이산은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는 그를 붙잡길 원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선 카자이슈빌리의 나이를 고려해 1+1 계약을 고려 중이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넷이즈는 '레이수 스포츠'를 인용해 "카자이슈빌리의 재계약 협상이 뜨거운 화제가 됐다"라며 "카자이슈빌리와 그의 에이전트는 산둥 타이산과 재계약 협상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상화이 선화전을 앞두고 최강희 감독의 매니저가 와서 선수들과 면담을 원했다는 소식"이라고 전했다.
다만 최강희 감독 측이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매체는 "카자이슈빌리는 한국 K리그를 떠나 산둥 타이산에 입단했다. 당시 최강희 감독의 매니저가 브로커로 계약에 관여했다. 현재 선수들은 산둥 타이산과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 시점에서 최강희 매니저의 개입은 새로운 변수를 가져올 수 있다. 아직 지켜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최강희 감독은 산둥 타이산 측과 사이가 좋지 않다. 이번 무릎 치료를 둘러싸고도 여러 뒷이야기가 오갔다. 넷이즈는 "최강희 사단은 여전히 구단과 장벽이 있을 수 있다. 바코의 재계약에 개입하는 건 산둥 타이산에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최강희의 매니저는 분명히 바코의 재계약 조건으로 더 많은 걸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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