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해리 케인(32, 바이에른 뮌헨)이 커리어 최악의 순간을 돌아보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우승으로 값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케인이 주장으로 있는 잉글랜드는 지난 15일(한국시간) 라트비아와 가진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K조 8차전에서 5-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조 1위를 확정, 유럽 국가 중 가장 먼저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멀티골을 작성, 잉글랜드 A매치 통산 최고 기록(76골)을 경신한 케인은 잉글랜드의 본선행에 기쁨보다 설욕을 다짐했다. 케인은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8강전 프랑스와 경기 때 페널티킥을 허공에 날려 1-2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당시 잉글랜드는 1-2로 뒤지던 후반 39분이었고 케인은 이미 한 차례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성공시킨 상황이었다. 하지만 케인의 두 번째 페널티킥은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나 버렸다. 실축 직후 케인은 경기장에 주저앉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케인에겐 커리어 최악의 순간으로 각인된 순간이었다.
16일 영국 '더 선'에 따르면 케인은 당시 실축 순간을 떠올리며 "그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끔찍했던 순간이었다. 유로 결승전에서도 패배의 아픔을 겪었지만 그때는 책임감이 완전히 내 어깨에 떨어진 느낌이었다. 수없이 해왔던 걸 해내지 못했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또 케인은 "다음 월드컵이 기다려진다. 그때의 일을 바로잡고 더 멀리 나아가, 우리가 모두 꿈꾸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면서 "그런 순간들은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법이다. 분명 나를 더 나은 선수로 만들어줬다"고 강조했다.
토트넘의 전설이기도 한 케인은 "이제는 그것(실축)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또 다른 메이저 대회를 치르고 나면 결국 잊히고, 계속 나아가게 된다"면서 "유로 준결승 때 페널티킥은 받을 수 있는 압박 중 가장 큰 순간이었다. 그 경험으로부터 항상 배우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 실축 이후 31번 연속으로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기술을 조금 바꿨고, 그게 개선으로 이어졌다. 그 점이 자랑스럽다"면서 "월드컵에 두 번 출전했는데, 그건 축구 선수로서 가장 위대한 경험이다. 잉글랜드가 다시 그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케인은 "아직 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한 몇몇 선수들에게 그게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지 말해줬다. 모두에게 멋진 경험이 될 것"이라며 "나는 그 경험들을 살려 후배들을 돕고 싶다. 그들에게는 전력을 다해 즐기라고 말해줬다"고 주장이자 선배로서 자세를 밝히기도 했다.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은 '케인의 월드컵 페널티 실축'과 관련해 "한 번도 그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해본 적 없다"면서도 "케인의 31연속 페널티 성공 기록이 끊겼을 때 안도했다. 그것이 잉글랜드 빅 경기에서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고 여유를 보였다.
또 투헬 감독은 "내게 그는 절대 실축하지 않는 선수"라면서 "케인은 정말 훌륭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페널티킥 훈련에 쏟는 노력은 지금껏 본 적이 없을 정도"라고 극찬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