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후 최초로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 업셋에 도전한다. 상대는 한화 이글스다.
한화와 삼성은 오는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한화는 정규시즌 83승 4무 57패 승률 .593 리그 2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문동주 등 막강한 선발투수들을 보유한 한화는 단단한 마운드의 힘으로 1위 LG와 마지막까지 리그 우승을 두고 다퉜다. 팀 평균자책점 1위(3.55), 선발 평균자책점 1위(3.51), 불펜 평균자책점 2위(3.63)를 차지한 한화는 2006년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한다.
삼성은 정규시즌 74승 2무 68패 승률 .521 리그 4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NC에 1차전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지만 2차전에서 승리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에 성공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3위 SSG를 상대로 3승 1패 업셋에 성공하며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왔다.
벌써 포스트시즌 6경기를 치른 삼성은 한화와 비교해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팀 전력 역시 정규시즌 성적이 증명하듯이 한화가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포스트시즌 역사도 한화의 우세를 이야기한다. 플레이오프에서 하위 순위 팀이 업셋에 성공한 비율은 사실 낮지 않다. 지난해까지 41번의 플레이오프에서 17번 업셋이 일어났다. 41.5%로 결코 적은 확률은 아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업셋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후 4위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를 살펴보면 사실상 업셋은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 한 시리즈를 더 치르게 된 4위팀은 확실히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데 어려움이 커졌다.
2015년부터 올해 삼성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전까지 4위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것은 5번(2016년 LG, 2017년 NC, 2018년 넥센, 2021년 두산, 2023년 NC) 있었다. 이중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2021년 두산이 유일하다. 그런데 2021년 플레이오프는 코로나19의 여파로 3전2선승제로 진행됐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오프와 동등한 선상에서 보기는 어렵다. 5전3선승제로 진행된 나머지 플레이오프에서는 모두 4위 팀이 패했다.
4위 팀이 5전3선승제로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업셋에 성공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2013년 두산이 마지막이다. 당시 두산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은 사실상 0% 확률에 도전한다. 그렇지만 확률은 결국 확률일 뿐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경우 2015년부터 2023년까지 9년 연속 4위 팀이 승리해 100% 진출 확률을 자랑했지만 지난해 5위 KT가 4위 두산을 상대로 업셋에 성공하며 0% 확률을 뒤집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 가을야구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한 번 뜨거운 가을을 보내고 있는 삼성이 한화를 상대로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