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맏형’ 이재원(포수)이 “올가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뜨거운 눈물 한번 흘리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재원은 지난 1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어제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삼성에 많이 유리하다고 하는데 저희도 144경기 정말 쉼 없이 달려왔기에 하루라도 쉬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SK 와이번스 시절 김성근 감독의 지옥 훈련도 소화했던 그이지만 플레이오프 대비 훈련의 강도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너무 힘들었다. 지금껏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면서 올해만큼 힘들었던 건 처음이었다. 진짜 열심히 했다. 마치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기도.
산전수전 다 겪는 이재원도 가을 무대를 앞두고 긴장되는 건 마찬가지. 그는 “제가 제일 긴장한 것 같다. (포스트시즌 데뷔 첫해였던) 2008년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니 정말 겁 없이 했었다”면서 “이제 나이를 먹다 보니 더 긴장되고 팀이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장 크다. 누구보다 많이 긴장했는데 비로 미뤄지면서 긴장이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이어 “후배들에게 ‘겉으로 멀쩡한 척하지 말고 차라리 긴장했다고 표현하라’고 했더니 진짜 솔직하게 이야기하더라. 아무래도 정규 시즌과 분위기가 다르니까 긴장이 많이 될 텐데 시즌 막판에 LG와 1위 경쟁을 하는 등 그런 분위기를 경험해 봤기에 괜찮을 거다. 후배들에게 좀 더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2023년까지 SSG에서 뛰었던 이재원은 시즌 후 방출 통보를 받고 한화에서 새롭게 출발했다. 이적 후 처음으로 가을 무대를 밟게 되어 감회가 새로울 듯. “정말 힘들 때 이곳에 왔는데 큰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후배들이 잘해준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 “나이가 들면서 좋은 성적을 거둬 큰 무대를 밟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영광스러운지 다시 한번 느낀다. 후배들에게 너무 고맙다. 선배들이 왜 우는지 알 것 같다. 좋은 성적을 거둬 뜨거운 눈물 한번 흘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저희 팀의 가장 큰 장점은 베테랑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어줬기 때문”이라며 “후배들이 다 잘했으면 좋겠다. 실수하더라도 주눅 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맏형’ 이재원의 진심이 통했을까. 한화는 삼성을 9-8로 누르고 1차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한화는 라이언 와이스를 2차전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이에 맞서는 삼성의 선발 투수는 우완 최원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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