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살라, 결국 사우디로 간다?”.
리버풀의 상징이었던 모하메드 살라(33)가 프리미어리그를 떠나 중동으로 향할 가능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한때 ‘리버풀의 왕’으로 불리며 EPL을 지배했던 살라가 이제는 팀의 중심에서 이적 1순위 카드로 밀려난 분위기다. 결정적인 이유는 경기력 하락, 태도 논란, 그리고 사우디가 제시한 ‘상상을 초월한 조건’이다.
영국 매체 ‘더부트룸’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SPL)는 지난해 살라 영입을 추진할 때 제시했던 천문학적 제안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연봉 1억 5000만 파운드(약 2800억 원) 에 더해 ‘관광 홍보대사 역할 + 구단 지분 일부 제공’이라는 역대급 패키지였다. 사실상 “거절하는 순간 바보가 되는 수준”의 조건이다.
살라는 올해 초 리버풀과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주변 지인들에게는 “언젠가 중동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노리는 그림은 분명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에 이은 두 번째 글로벌 스타를 영입해 리그 인지도와 상업적 영향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문제는 지금의 살라가 과연 예전의 살라인가 하는 점이다. 살라는 올 시즌 리그 9경기에서 3골에 그치고 있다. 지난 시즌 29골-18도움이라는 미친 기록을 만들어낸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공격 템포는 둔해졌고, 압박 강도와 활동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
웨인 루니는 자신의 방송 ‘웨인 루니 쇼’에서 살라를 정면 비판했다. “리버풀은 정신적 리더를 잃었다. 살라는 더 이상 팀을 끌어주는 선수가 아니다. 그의 표정과 몸짓은 문제가 있다. 핵심 선수의 태도가 흐트러지면 팀 전체의 집중력이 무너진다"고 말한 것.

현지 언론도 가세했다. 영국 ‘더선’은 “리버풀은 이제 살라를 떠나보내야 한다”며 “살라의 플레이는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다. 팀보다 득점을 우선시하며, 리버풀이 세대교체에 들어가려는 순간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버풀 내부 기류 역시 달라지고 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최근 “우리는 전술적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살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격 라인에서는 루이스 디아스, 다르윈 누녜스, 도미닉 소보슬라이가 이미 ‘포스트 살라 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살라는 한때 손흥민(당시 토트넘)과 함께 EPL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던 리그 최고 공격수였다. 그러나 불과 1~2년 만에 그는 “리버풀 유지를 고민할 자원”이 아닌 “지금이 마지막 매각 적기”라는 현실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적 가능성은 이제 ‘소문’이 아닌 ‘현실 검토 단계’로 넘어갔다. 리버풀은 나이, 연봉, 전술 밸런스, 세대교체까지 고려 중인 상황이기에리그 홍보 전략에 필수 카드라 여기고 거액을 제안한 사우디의 제안이 매력적이다. 거기다 살라는 이미 “도전 의사”를 주변에 밝히기도 했다.
이제 남은 건 타이밍뿐이다. 리버풀은 살라의 이적료를 1억 파운드 이상으로 책정할 가능성이 있으며, 사우디는 금액 문제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중동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순간, 살라는 유니폼 색깔을 바꾸게 된다.
살라의 다음 행선지가 ‘사우디 확정’이 되는 순간, EPL은 또 한 명의 상징을 잃는다. 프리미어리그의 한 시대를 장식한 공격수의 퇴장, 그 결말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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