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성락 기자]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글래디에이터2’ VIP 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글래디에이터 2’는 막시무스의 죽음으로부터 20여 년 후, 콜로세움에서 로마의 운명을 건 결투를 벌이는 루시우스의 이야기를 그렸다.격투기선수 고석현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4.11.05 / ksl0919@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5/11/09/202511091013779557_690feb305a2e6.jpg)

[OSEN=우충원 기자] 옥타곤 위에서의 13분 압박보다 더 힘들었던 싸움은 ‘1시간 30분 감량 전쟁’이었다. 고석현(32·하바스MMA)이 UFC 2연승을 완성하기까지는 눈물과 땀, 그리고 정신력으로 버텨낸 고통의 과정이 있었다.
고석현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베가스 110: 가르시아 vs 오나마’ 언더카드 웰터급 경기에서 미국의 장신 타격가 필 로를 상대로 3라운드 내내 압박하며 심판전원일치 3-0 판정승(30-26, 30-27, 30-27)을 거뒀다. 데뷔전에서 기대주 오반 엘리엇(웨일스)을 제압한 데 이어, 완벽한 경기 운영으로 UFC 2연승을 기록했다.
상대는 강했다. 키 191cm의 로는 니코 프라이스를 꺾고 닐 매그니와 접전을 펼친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었다. 하지만 177cm의 고석현은 단 한 순간도 밀리지 않았다. 초반부터 빠르게 거리를 좁히며 중심을 낮춰 테이크다운에 성공했고, 상위 포지션에서 엘보와 파운딩을 퍼부었다. 로가 일어나려 하면 곧바로 눌러놓으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장악했다.
2라운드 들어 로가 타격전으로 반격을 시도했으나, 고석현은 왼손 훅으로 턱을 가격하며 균형을 무너뜨렸다. 곧장 테이크다운을 연결해 9분이 넘는 컨트롤 타임 동안 상대를 완벽히 제압했다. 3라운드에서도 체력이 떨어질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더욱 거세게 압박하며 로의 숨통을 죄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한 번도 우위를 내주지 않았다.
통계는 경기 내용을 증명했다. 테이크다운 4회 성공, 유효타 117-10, 컨트롤 타임 13분 10초. 압도적인 수치였다. 지난해 ‘DWCS’에서 9전 전승의 이고르 카발칸티(브라질)를 1라운드에 제압하며 UFC 계약을 따낸 그는 이제 차세대 한국 웰터급의 희망으로 평가받는다.
경기 후 고석현은 “두 번째 UFC 무대를 잘 마무리해 기쁘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더 노력하겠다”며 “김동현 코치님, 하바스MMA 팀원들, 여자친구, 팬분들 모두 감사드린다. 받은 응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짜 싸움은 경기 전이었다. 계체 통과 직전 그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혹독한 감량과 싸웠다. 약 1시간 30분 동안 2kg을 줄여야 했던 그는 땀을 쏟아내며 몸을 혹사했다. 숙소 계단을 오르다 쓰러졌고 부축을 받으며 방 안으로 들어온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 그는 “순간적으로 핑 돌며 기억이 끊겼다”고 회상했다. 다행히 77.1kg으로 계체를 통과했다.
계체를 마친 뒤에도 그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오랜 단식 끝에 음식을 앞에 두고도 “스태프분들이 먼저 드셔도 되겠습니까”라고 묻는 겸손한 모습은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김동현의 유튜브 ‘매미킴’ 채널에 공개된 해당 장면은 국내 격투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영상에는 수많은 슈퍼챗이 이어지며 ‘진정한 파이터의 여정’에 감동한 팬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OSEN=김성락 기자]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글래디에이터2’ VIP 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글래디에이터 2’는 막시무스의 죽음으로부터 20여 년 후, 콜로세움에서 로마의 운명을 건 결투를 벌이는 루시우스의 이야기를 그렸다.격투기선수 고석현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4.11.05 / ksl0919@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5/11/09/202511091013779557_690feb312cd64.jpg)

옥타곤 위의 폭발적인 압박 뒤에는 누구보다 치열한 자기관리와 절제된 겸손이 있었다. 이제 고석현은 UFC 웰터급의 새로운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 /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