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서귀포, 김인오 기자) '베테랑'은 역시 '베테랑'이었다. 강풍 속에서 단 17명에만 언더파를 허락한,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뚝 섰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1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상현은 상위 64명 만 초청장을 받은 시즌 최종전에서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박상현은 9일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챔피언십 in 제주(총상금 11억 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4개로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박상현은 2위 이태희(10언더파 278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5년 KPGA 투어에 데뷔해 일본투어 2승을 포함, 프로 통산 16승을 달성했다.
지난 8월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박상현은 약 3개월 만에 시즌 2승을 거뒀다. 이로써 2005년 최광수 이후 20년 만에 한 시즌 2승을 거둔 40대 선수가 됐다.
재밌는 기록도 있다. 박상현은 올 시즌 17개 대회에 출전, 단 2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세운 톱10 2회가 모두 우승이다. 우승 기회가 왔을 때 집중력이 최고조가 되는 베테랑의 진면목을 보여준 것이다.
우승 상금 2억 2000만원을 받은 박상현은 자신의 KPGA 투어 통산 상금을 약 58억 9372만원으로 늘렸다. 아직 해외 진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내년 시즌에 통산 상금 60억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첫 KPGA 투어 대회에 골프장을 제공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는 우승자 박상현에게 골프 라운드와 숙박 1년 무료 이용권을 제공한다.
2타 차 공동 4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박상현은 코스에 불어닥친 강풍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전반에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반환점을 돌았다.
후반 12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단독 선두로 나선 박상현은 13번홀에서도 1타를 줄이며 우승컵을 향해 질주했다.
하지만 계속된 강풍 앞에 14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더니 17번홀에서도 약 2m 파 퍼트를 놓쳐 이태희와 공동 선두로 마지막 18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올랐다.
연장이 예상된 상황이지만 박상현의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두 번째 샷을 핀 4.6m에 붙여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이태희는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2단 그린 아래에 떨어져 어려운 버디 퍼트를 남겼다.
이태희의 버디 퍼트는 홀에 미치지 못하고 멈췄다. 박상현은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우승을 확정했고, 갤러리의 축하 박수에 인사로 화답했다.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을 확정한 옥태훈은 이날 1타를 잃어 공동 29위(1언더파 287타)에 올랐다.
이형준은 이날 14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제네시스가 제공하는 GV60 자동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사진=KPG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