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미야자키(일본), 이후광 기자] 2년 만에 직구 구속을 12km 끌어올린 인간승리 루키가 마무리캠프 첫 불펜피칭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다부진 체격에서 나오는 묵직한 직구가 '월드시리즈 MVP'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를 연상케 했다.
두산 신인투수 서준오(20)는 지난 7일 일본 미야자키에 입국해 9일 마무리캠프가 차려진 아이비 스타디움에서 김원형 감독, 정재훈, 가득염 투수코치, 조인성 배터리코치가 보는 가운데 첫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불펜장에 도착한 서준오의 표정은 다소 긴장돼 보였다. 김원형 감독은 첫 불펜피칭에 나서는 신인을 향해 “가볍게 던져라”라고 어깨를 토닥였고, 정재훈 코치는 “전력으로 던지지 않아도 된다. 네 공이 좋은 거 다 알고 있으니까 다 보여주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루키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서준오는 “네”라는 짧은 대답과 함께 가벼운 캐치볼을 거쳐 첫 불펜피칭에 돌입했다.
1년 선배인 김성재와 배터리호흡을 이룬 서준오는 총 30개를 던졌다. 와인드업으로 21개를 던진 뒤 셋포지션으로 나머지 9개를 채웠는데 궤적과 구위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묵직한 직구와 함께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인코스와 아웃코스 곳곳에 던지며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정재훈 코치는 서준오의 예리한 변화구에 고개를 끄덕이며 “나이스 볼”을 연발했다. 조인성 코치는 “체인지업의 완성도가 좋아 보인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고, 투구를 지켜본 전력분석원은 “어디서 저런 투수가 왔나. 공이 너무 좋다”라고 감탄했다. 두산 고위 관계자는 “키가 크지 않은데도 공에 힘이 상당하다. 하체가 굉장히 튼튼해 보인다. 야마모토 느낌이 난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OSEN=미야자키(일본), 이후광 기자] 서준오 / backlight@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5/11/09/202511091444772123_691030c54694f.jpeg)
불펜피칭 후 만난 서준오는 “만족스러운 투구였다. 아마추어는 아무래도 불펜장이 열악한데 이렇게 좋은 마운드에서 던질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공을 계속 새 걸로 바꿔가면서 던지는 것도 새로웠다. 많은 걸 느낀 30구였다”라며 “긴장은 하지 않았다. 얼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괜찮게 던져서 만족스럽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정재훈 코치와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는 “코치님이 너무 오버한 거 아니냐며 장난을 쳐주셨다. 체인지업과 커브가 워낙 좋아서 체인지업을 조금 더 연마하면 정말 좋은 투수가 될 거 같다는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서준오는 동산고-한양대(얼리)를 나와 202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3라운드 27순위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작은 키에 직구 최고 구속이 141km에 그쳐 프로 미지명 아픔을 겪었지만, 한양대로 진학해 구슬땀을 흘린 결과 2년 만에 구속을 153km까지 끌어올리는 반전을 이뤘다. 두산 스카우트팀에 따르면 서준오는 2026시즌 불펜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 불펜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친 서준오는 “이천에서 선배님들이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봤는데 일본으로 넘어와서 야구에 진심인 선배님들과 형들을 보니 동기부여가 된다. 나도 여기 계속 있다보면 실력이 향상될 거 같다. 기대가 크다”라고 희망에 찬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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