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발칸반도에 위치한 인구 190만명의 ‘소국’ 코소보가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을 키우고 있다.

코소보 축구대표팀은 16일 오전(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의 스토지체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조별리그 B조 5차전에서 슬로베니아를 2-0으로 꺾고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따냈다.

코소보는 공격수 피스니크 아슬라니(호펜하임)가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려 앞서 나갔다. 이어 후반 19분에는 상대 수비수 잔 카르니치니크(첼예)의 자책골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슬로베니아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수비수 페타르 스토야노비치(레지아)가 들어간지 8분 만에 옐로카드 두 장을 받고 퇴장당하는 바람에 후반전 내내 수적 열세에 시달려야 했다.

이날 승리로 코소보는 승점 10점(3승 1무 1패)을 기록하며 조 2위를 유지했다. 조 1위는 스웨덴과 홈 경기에서 4-1로 승리한 스위스(승점 13점)가 차지했다. 오는 19일 스위스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코소보는 조 3위 슬로베니아에 승점 7점 차로 앞서 최소 조 2위를 확정했다.

앞서 코소보는 북유럽 강호 스웨덴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각각 2-0, 1-0으로 승리했다. 또한 역대 세 차례 맞대결에서 1무 2패만 기록했던 슬로베니아에게도 이날 첫 승리를 맛봤다.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은 각 12개 조의 1위팀이 본선에 직행한다. 각 조 2위 12개국은 2024~25 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 성적 상위 4개국과 함께 4개 그룹으로 나뉘어 토너먼트 방식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 플레이오프에서 4장의 월드컵 티켓이 추가로 배정된다.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유고 연방 해체 과정에서 세르비아로부터 분리 독립을 시도하다 1만3000여 명이 숨지는 비극적인 전쟁을 겪었다. 내전 종식 9년 만인 2008년 유엔과 미국, 서유럽 등의 승인 아래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했다. 하지만 전쟁 당사자인 세르비아를 비롯해 러시아, 중국 등은 여전히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코소보는 2016년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회원 가입을 승인받음으로써 유럽축구선수권대회와 월드컵 예선 참가가 가능해졌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을 통해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른데 이어 이번 북중미 대회 예선에서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반면 12차례 월드컵 본선에 올라 1958년 자국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스웨덴은 이날 스위스전 패배로 승점 1점에 그치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UEFA 네이션스리그(UNL) 성적으로 월드컵 유럽 예선 PO에 나설 수 있다.

UNL 리그C에서 1조 1위를 차지한 스웨덴은 UNL 성적 상위 국가 대부분이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거나 PO 출전권을 확보하면서 이들을 제외한 네 팀 안에 들어 추가로 북중미행 도전 기회를 얻었다.

한편, ‘무적함대’ 스페인은 조지아와의 E조 5차전 원정에서 미켈 오야르사발의 2골 1도움 활약을 앞세워 4-0 대승을 거뒀다.

5전 전승을 기록, 승점 15점을 확보한 스페인은 조 1위를 유지하며 13회 연속, 통산 17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예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