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조혜림의 유쾌한 패배담 '하와이 티켓은 날아갔지만…졌잘싸’

스포츠

이데일리,

2025년 11월 16일, 오전 10:01

[경주(경북)=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저도 잘 쳤어요. 5언더파 치고 졌으니 어쩔 수 없었던 거죠.”

위믹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첫날 매치플레이에서 패하며 파이널 A 진출이 무산된 박현경이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박현경(왼쪽)과 캐디로 나선 조혜림이 15일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위믹스 챔피언십 첫날 경기 도중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박현경은 16일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둘째 날 스트로크 플레이를 앞두고 “캐디도 좋았고 제 샷감도 최고였다. 그런데 상대가 더 잘 쳤다. 제가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실제로 박현경은 매치 플레이 경기에서 5언더파를 기록했지만, 상대 마다솜이 6언더파를 몰아치며 승부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스트로크 플레이였다면 상위권이었을 스코어지만 매치플레이 방식에서는 상대의 ‘폭발력’이 모든 것을 결정지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대회에서 박현경은 아버지 대신 평소 친분이 두터운 후배 조혜림을 캐디로 동반하며 새로운 기운에 기대를 걸었다.

두 사람은 “즐기면서 치자”는 밝은 분위기로 코스를 돌았고, 박현경은 “우승하면 하와이행 비즈니스석 티켓을 끊어주겠다”고 약속하는 등 특별한 공약도 나눴다. 조혜림은 “언니, 무조건 파이널 A조에 가고 싶어요”라며 우승 도우미를 자처했다.

그러나 매치플레이 상대 선택에서 변수가 발생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24명의 선수는 첫날 1대1 매치플레이를 치른 뒤 둘째 날 스트로크 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시즌 위믹스 포인트 상위 12명이 하위 12명을 직접 지목하는 방식이라 상위 선수가 유리했다. 박현경은 대회 막판에 합류한 마다솜을 선택했다.

박현경은 “다솜 언니가 ‘모 아니면 도’의 전략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긴 했다”면서 “그런데 경기를 해보니 ‘모’가 됐다. 저로서는 당해 낼 방법이 없었다”며 마다솜을 선택한 자신을 탓했다.

마다솜은 첫날 경기에서 초반부터 버디 공세가 압도적이었고,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는 경기를 했다. 박현경의 5언더파도 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박현경은 패자로 분류돼 파이널 B로 향하며 우승 경쟁에서 물러났다. 비즈니스석 티켓은 날아갔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여전히 밝았다.

박현경은 “아빠와 경기에 나섰더라면 5언더파를 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캐디의 등을 두드렸다. 조혜림은 “언니가 이렇게 잘 쳤는데도 졌다는 건 상대가 정말 대단했다”고 마지막까지 응원했다.

우승 기회는 날아갔지만, 박현경과 조혜림은 마지막 날 경기를 준비하면서 그래도 환하게 웃으며 코스로 향했다.

박현경과 조혜림은 “하와이행 비행기 티켓은 날아갔지만 잘하고 올게요”라고 웃었다.

박현경(오른쪽)과 마다솜.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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