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박찬호 대신 '최대 14억' ML 올스타 유격수?…검증된 202안타 외인 포기할 정도인가

스포츠

OSEN,

2025년 11월 19일, 오후 12:20

[OSEN=부산, 이석우 기자]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이민석이, 방문팀 삼성은 가라비토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레이예스가 7회말 2사 1루 우익수 왼쪽 1타점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08.15 / foto0307@osen.co.kr[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OSEN=조형래 기자] 분명 커리어 대비 저렴한 것은 맞다. 그런데 이미 검증된 202안타 신기록을 세운 안타왕 외국인 타자를 포기할 정도일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검증된 외국인 타자를 교체하는 모험수를 던질 정도의 배짱이 있을까.

지난 주말 2023년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내야수 올랜도 아르시아가 롯데 자이언츠의 SNS 계정을 팔로우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팔로우를 해제했지만, 외국인 선수 계약 시즌에 구단 공식 계정을 팔로우 하는 선수가 해당 구단과 계약 하는 경우를 종종 지켜봤다. 팔로우 당시에는 아니었지만 결국 계약에 이르는 사례가 대다수였다. 

이는 곧 롯데가 기존 외국인 타자, 이미 검증된 안타왕 외국인 타자인 빅터 레이예스와 결별을 한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레이예스는 최근 두 시즌 리그 최정상급의 외국인 타자였다. 2024~2025년 타율 3할3푼9리(1147타수 389안타) 28홈런 218타점 OPS .883의 기록을 남겼다. 이 기간 타율, 최다안타, 2루타는 모두 1위, 타점은 2위다. 지난해 202안타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서건창의 201안타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하며 KBO리그 역사에 남았다. 올해도 타율 3할2푼6리(573타수 187안타) 13홈런 107타점 75득점 OPS .861의 성적을 남겼다. 2년 연속 144경기 전경기 출장하면서 우려했던 내구성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과시했다.[OSEN=잠실, 최규한 기자]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LG는 손주영, 방문팀 롯데는 나균안을 선발로 내세웠다.3회초 1사 1, 2루 상황 롯데 레이예스가 역전 중월 스리런포를 날리고 있다. 2025.08.20 / dreamer@osen.co.kr2년 연속 100타점을 넘었고 득점권에서도 강한 면모를 가진 선수다. 단순히 타점만 많은 게 아니다. 최근 2시즌 동안 승부처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였다. 경기 막판인 7회 이후 2점차 이내 접전 상황에서 타율 4할5리(158타수 64안타) 4홈런을 기록했다. 그리고 7회 이후 득점권 상황에서도 타율 4할9푼3리(73타수 36안타) 5홈런 54타점을 기록했다. OPS가 무려 1.378에 달한다. 장타력은 부족하지만 탁월한 컨택 능력으로 리그를 지배했고 승부처에서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런 선수를 포기하고 한국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유격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롯데의 선택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다. 롯데는 올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최대어였던 박찬호에게 접근조차 못했다. 관심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구단 안팎의 기류가 좋지 않았다. 박찬호는 두산과 4년 총액 80억원(계약금 50억원, 연봉 28억원, 인센티브 2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이미 3년 전 FA 시장에서 170억원의 투자가 처절한 실패로 끝난 상황에서 또 거액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당연히 모그룹의 눈치도 살펴야 했다. 좋게 말하면 내실을 강화하자는 쪽이었고, 다른 말로는 투자에 인색했다. 특히 김태형 감독은 박찬호를 강력하게 원했지만 구단은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기존 유격수 자원들, 전민재 이호준 한태양 등이 준수한 자원들은 맞지만 풀타임 한 시즌을 책임지기에는 아직 미덥지 않다. 전력 보강을 위해 박찬호를 노렸지만 실패했다. 도전하지도 않았으니 실패라는 말을 쓰는 것도 웃기지만, 어쨌든 롯데는 유격수 자원 보강을 하지 못했다. 이를 외국인 선수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까지 빅리그에서 풀타임 시즌을 치렀고 유격수 수비로도 꽤나 준수한 모습을 보여준 올랜도 아르시아 얘기에 술렁일 수밖에 없었다. 아르시아를 영입한다면 박찬호에 대한 아쉬움을 씻어낼 수도 있기 때문. 이미 롯데는 2020~2021년, 딕슨 마차도라는 유격수 외국인 선수로 성공을 맛본 바 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아르시아는 빅리그 통산 1013경기 타율 2할3푼9리(3254타수 778안타) 90홈런 347타점 OPS .661의 성적을 남겼다. 2023년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빅리그에서도 한 방을 칠 수 있으며 수비가 괜찮은 유격수라는 평가가 많았다. 커리어 하이 시즌은 올스타에 선정된 2023시즌. 139경기 타율 2할6푼4리(488타수 129안타) 17홈런 65타점 OPS .741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4년에도 애틀랜타 주전 유격수로 157경기 출장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는데, 올해 성적이 뚝 떨어졌다. 애틀랜타에서 14경기 타율 1할9푼4리(31타수 6안타) 1타점 OPS .445를 기록한 채 방출됐고 이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커리어를 이어갔지만 62경기 타율 2할3리(172타수 35안타) 3홈런 12타점 OPS .544를 기록한 채 시즌을 마무리 했다. 그리고 콜로라도에서 다시  방출됐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래도 최근 3시즌 동안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수비로 득점에 기여한 가치를 나타내는 필딩 런 밸류(Fielding Run Value) 수치는 +6이었다. 평균 대비 아웃카운트를 얼마나 더 잡아냈는지를 확인하는 OAA(Outs Above Average)는 +2를 기록했다. 올해 비록 유격수 자리에서 OAA 수치는 -2로 떨어졌지만 3루수와 2루수 자리에서 양수를 기록하면서 만회했다. 

올해 성적이 급전직하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이 없는 유격수는 아니지만, 서서히 자리를 잃어가는 것도 맞다. 1994년생으로 31세. 박찬호(30)와도 한 살 차이다. 올해 연봉은 200만 달러. [OSEN=부산, 이석우 기자]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이민석이, 방문팀 KIA는 이의리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레이예스가 3회말 무사 1루 우익수 뒤 1타점 3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07.26 / foto0307@osen.co.kr

커리어 상으로는 딕슨 마차도의 상위 버전이 될 수 있는 아르시아다. 아르시아가 최대로 받을 수 있는이 연봉 100만 달러(약 14억원)라는 것을 감안하면, 최대 80억, 연 평균 20억원을 받는 박찬호와 비교했을 때 가성비 있는 선택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야구는 단순 계산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만약 레이예스를 내보내고 아르시아를 영입했지만, 한국 무대 적응에 실패하게 된다면 결국 14억원도 매몰비용이 되고 롯데는 이미 한국 무대에 검증된 타자를 놓치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이미 롯데는 올해 10승에 평균자책점 3점대를 기록하고 있었던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하고 빅리그 38승 경력의 빈스 벨라스케즈를 데려왔지만 실패했다. 폭삭 망했다. 

실패의 두려움에 사로잡힌 롯데가 과연 레이예스를 내보내는 결정을 할 수 있을지 부터가 의문이다. 김태형 감독부터 “외국인 타자는 투수보다 더 변수가 많고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레이예스를 어떻게 바꾸나”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외부 FA 시장에 발을 들이지 않기로 결정한 이상, 이제 롯데는 외국인 선수 조합을 잘 꾸려야 한다. 투타 모두 지난해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라인업을 짜야 한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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