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노스 코치가 인종차별?' 이승우, 이례적 소신 발언... "잘못 해석된 부분 있다. 韓 사랑하는 분"

스포츠

OSEN,

2025년 11월 20일, 오후 02:43

[사진] 이승우 소셜 미디어 계정

[OSEN=노진주 기자] "Racista(인종차별주의자)'는 우리 팀이 불리한 판정을 받고 있다는 상황적을 표현하는 스페인어다."

전북현대 선수들도 타노스 코치가 부당하게 징계를 받은 면이 있다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승우는 20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전날(19)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타노스 코치가 받은 징계를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 냈다.

타노스 코치가 징계를 받은 이유는 인종차별적 행동을 했단 주장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는 8일 열린 K리그1 36라운드 전북과 대전 경기 후반 추가시간, 주심이 상대 선수의 핸드볼 파울을 즉시 선언하지 않자 이에 과도한 항의를 하여 경고를 받고, 이어 퇴장 조치를 받았다.

퇴장 판정 이후 타노스 코치는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하며 두 눈에 양 검지 손가락을 대는 동작을 했다. 주심은 이를 인종차별을 의미하는 행위로 보아 심판보고서에 기재하고 상벌위원회에 진술서를 제출했다.

연맹 상벌위원회는 타노스 코치의 행위가 인종차별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연맹은 "타노스 코치는 상벌위원회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심판이 핸드볼 파울을 직접 보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두 눈을 가리켰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상벌위원회는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서 타노스 코치가 검지 손가락을 눈의 중앙에 댔다가 가장자리로 당기면서 눈을 얇게 뜨는 모습이 보이고, 이러한 제스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특정 인종의 외모를 비하하는 의미로 통용돼 이미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를 여러 차례 받은 행동과 일치한다고 판단했다"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타노스 코치의 진술서와 당시 영상 등에 의하면 타노스 코치가 이 행동 전후로 욕설과 함께 'racista(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쓰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던 정황 등도 고려했다"라고 덧붙였다.

연맹의 타노스 코치 징계 결과를 두고 여론은 들끓고 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신판의 의견만 수렴해 그를 인종차별자로 낙인찍고 중징계를 내렸단 이유에서다.

인종 차별의 슬랜트 아이의 경우는 눈을 찢는 동작이 있어야 하지만 타노스 코치의 자세는 달랐다. 해당 장면에서 타노스 코치가 향한 행동을 영상으로 보면 눈을 찢는 것이 아닌 '제대로 보라'는 의미를 전달하려는 손짓에 가까웠다. 유럽 무대에서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표하거나 선수들에게 집중하라는 뜻으로 흔히 나오는 제스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경기 중 심판에게 같은 행동을 보인 적이 있고, 안토니오 콘테 역시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을 때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자 손흥민과 동료들을 향해 유사한 표현을 사용했다.

상벌위원회는 타노스 코치의 진술서와 현장 영상을 함께 검토하며 타노스 코치가 제스처 전후로 욕설과 함께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쓰며 고성을 질렀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자신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 전북을 향한 연속된 오심에 대한 거센 항의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전북이 역차별당하고 있다고 타노스 코치가 어필했다 보는 게 타당하다. 

[사진] 이승우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승우는 "상벌위원회 결과를 보고, 선수로서 그리고 함께한 사람으로서 제 생각을 남겨보고자 한다"라고 운을 뗀 뒤 "지난 1년 동안 타노스 코치님과 함께하면서 느낀 점은 확실하다. 그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한국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처음 코치님이 한국에 오셨을 때 가장 먼저 저에게 물어보셨던 것이 떠오른다. 한국의 문화가 궁금하다며, 저에게 먼저 찾아와 질문을 하시던 분이다. 한국 문화는 어떤가? 사람들의 성격은 어떤가? 한국 축구는 어떤가?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정말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그만큼 한국에 대해 배우려 했고, 한국 사람, 문화, 축구를 존중하려는 마음이 항상 있는 분이다. 그래서 이번 결과는 당사자가 아닌 저에게도 정말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사랑하고 존중했던 사람에게 ‘인종차별’이라는 단어가 붙는 것은 얼마나 큰 충격과 실망으로 다가왔을지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라며 "타노스 코치님은 늘 선수들에게 “서로 존중하라”고 강조해 왔고, 외국인과 한국인을 나누지 않고 한 명의 사람으로서 공평하게 대하는 태도를 직접 보여주셨다. 편견 없이, 차별 없이, 항상 같은 시선으로 선수들을 대하던 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일에 이야기가 나오는 'Racista(인종차별주의자)'는 스페인어 표현이다. 이 단어는 특정 심판 개인을 향한 인종적 표현이 아니라, 우리 팀이 불리한 판정을 받고 있다는 상황적 표현이다. 코치님의 의도와 실제 의미가 다르게 해석된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의도와 맥락을 무시한 채 단어만 떼어서 판단하는 것은 사실과 너무 큰 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1년 동안 함께 한 지도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에, 그리고 그 의도가 왜곡되어 전달되는 것이 안타까워 이렇게 글을 남긴다. 이번 일이 조금 더 깊이 있게, 그리고 정확하게 다시 한번 살펴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하며 글을 매듭지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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