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스처 해석도 제대로 못하나?' 전북 팬들, 뿔났다... "'똑바로 보라' 항의→인종차별로 둔갑? 악의적 선동"

스포츠

OSEN,

2025년 11월 20일, 오후 03:31

[사진] 매드 그린 보이즈 소셜 미디어 계정

[OSEN=노진주 기자] 납득 어려운 징계 결정으로 전북현대 팬들이 뿔났다.

전북 서포터 연합 매드 그린 보이즈는 19일 2차 성명을 통해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가 타노스 수석코치에게 내린 출장 정지 5경기 및 제재금 2000만 원이라는 파렴치하고 폭압적인 중징계 결정을 강력히 거부한다. 통렬한 마음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판의 무능을 감추기 위한 ‘인종차별 프레임’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라며 “타노스 코치의 파울을 확인하려 취한 ‘눈을 뜨고 똑바로 보라’는 통상적인 항의 제스처를 인종차별로 둔갑시킨 것은 역대급 적반하장에 악의적인 선동이다. 특히 상벌위가 열리기도 전에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가 먼저 성명서를 내고 사건을 ‘인종차별’로 못 박은 행태는 무엇인가? 이는 공정한 판단을 저해하는 여론 조작이며, 한 팀을 위해 헌신하는 외국인 코치를 희생양 삼은 무책임한 행태”라고 목소리 높였다.

또 “‘내로남불’ 심판 권위주의를 등에 업은 폭압적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며 “심판들은 반복되는 오심에는 철저히 침묵하면서, 자신들을 향한 정당한 항의에는 권위를 내세워 칼을 휘두르고 있다. 심판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공정성을 내다 버린 심판협회의 연명은 존재 가치를 상실했다. 타노스 코치의 명예를 짓밟고 K리그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린 이번 결정은 심판만이 성역이라는 시대착오적인 폭거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후통첩을 알렸다. 매드 그린 보이즈는 ▲즉각 징계 철회▲ 공개 사과하라 ▲ 책임자를 문책 3가지를 요구했다. 

[사진] 타노스 코치, 논란이 되고 있는 장면 /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 영상 캡처

앞서 이날 연맹은 제14차 상벌위원회를 열어 전북 타노스 코치에 대한 출장정지 5경기와 제재금 2000만 원의 징계(퇴장 판정과 별도)를 결정했다.

타노스 코치는 이달 8일 열린 K리그1 36라운드 전북과 대전 경기 후반 추가시간, 주심이 상대 선수의 핸드볼 파울을 즉시 선언하지 않자 이에 과도한 항의를 하여 경고를 받고, 이어 퇴장 조치를 받았다.

퇴장 판정 이후 타노스 코치는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하며 두 눈에 양 검지 손가락을 대는 동작을 했다. 주심은 이를 인종차별을 의미하는 행위로 보아 심판보고서에 기재하고 상벌위원회에 진술서를 제출했다.

상벌위원회는 타노스 코치의 행위가 인종차별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연맹은 "타노스 코치는 상벌위원회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심판이 핸드볼 파울을 직접 보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두 눈을 가리켰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상벌위원회는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서 타노스 코치가 검지 손가락을 눈의 중앙에 댔다가 가장자리로 당기면서 눈을 얇게 뜨는 모습이 보이고, 이러한 제스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특정 인종의 외모를 비하하는 의미로 통용돼 이미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를 여러 차례 받은 행동과 일치한다고 판단했다"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타노스 코치의 진술서와 당시 영상 등에 의하면 타노스 코치가 이 행동 전후로 욕설과 함께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쓰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던 정황 등도 고려했다"고 상벌위원회는 밝혔다.

상벌위원회는 '특정 행위에 대한 평가는 그 행위자가 주장하는 본인의 의도보다는 외부에 표출된 행위가 보편적으로 갖는 의미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경멸적, 모욕적 행위 여부는 행위의 형태 그 자체, 그리고 행위의 상대방이 일반적으로 느끼게 되는 감정이 기준이 되어야 하고, 행위자가 어떤 의도로 그 행위를 하였는지는 부차적인 고려 요소라는 것이다.

상벌위원회는 "이러한 기준에 따라 타노스 코치의 행위는 그 형태가 이른바 '슬랜트아이(slant-eye)'로 널리 알려진 동양인 비하 제스처와 동일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인종차별로 인한 모욕적 감정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여 징계 대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정에서 국제축구연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의 인종차별 행위 관련 징계 사례를 참고했고, 구체적인 양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타노스 코치의 행위가 과열된 경기 양상에서 우발적으로 나온 것임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연맹의 타노스 코치 징계 결과를 두고 여론은 들끓고 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신판의 의견만 수렴해 그를 인종차별자로 낙인찍고 중징계를 내렸단 이유에서다.

[사진] 콘테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종 차별의 슬랜트 아이의 경우는 눈을 찢는 동작이 있어야 하지만 타노스 코치의 자세는 달랐다.  해당 장면에서 타노스 코치가 한 행동을 영상으로 보면 눈을 찢는 것이 아닌 '제대로 보라'는 의미를 전달하려는 손짓에 가까웠다. 유럽 무대에서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표하거나 선수들에게 집중하라는 뜻으로 흔히 나오는 제스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경기 중 심판에게 같은 행동을 보인 적이 있고, 안토니오 콘테 역시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을 때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자 손흥민과 동료들을 향해 유사한 표현을 사용했다.

상벌위원회는 타노스 코치의 진술서와 현장 영상을 함께 검토하며 타노스 코치가 제스처 전후로 욕설과 함께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쓰며 고성을 질렀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자신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 전북을 향한 연속된 오심에 대한 거센 항의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전북이 역차별당하고 있다고 타노스 코치가 어필했다 보는 게 타당하다.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말을 했다”라는 상벌위원회의 주장이 전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이 내린 징계가 팬들의 납득을 사지 못하는 이유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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