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후광 기자] 원소속팀 KT 위즈에 미국 진출 의지를 천명한 강백호는 왜 돌연 한화 이글스가 내민 손을 잡은 걸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20일 오후 “자유계약선수 강백호를 4년 최대 100억 원(계약금 50억, 연봉 30억, 옵션 20억) 규모에 영입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한화 구단은 “시즌 종료 후 타격 강화에 목적을 두고 스토브리그에 임한 결과, 강한 타구 생산 능력을 갖춘 강백호 영입에 성공하며 타선 뎁스 강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라며 “올 시즌 32홈런을 기록한 우타 거포 노시환과 함께 강백호라는 좌타 거포의 합류를 통해 강력하고 위압감 있는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라고 흡족해했다.
강백호는 계약 후 한화 구단을 통해 “아직 얼떨떨하고, 새로운 구단 점퍼도 어색하지만, 한화 이글스에서 좋은 조건으로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해 나갈 수 있도록 저의 가치를 인정해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가 좋은 성적을 냈는데 내년부터 저도 힘을 보태 더 훌륭한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2018년 입단과 동시에 KT 간판타자로 도약한 강백호는 올해 예비 FA 시즌을 맞아 개막도 하기 전에 몸값 100억 원이 거론되는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포스팅이 아닌 FA 신분이기에 국내가 아닌 메이저리그에 진출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터.
강백호의 최대 강점은 공격력. 중심타선에서 상대 투수에 위압감을 주는 동시에 승부처 한 방을 치는 능력이 탁월하다. 반면 공격과 달리 수비에서는 확실한 포지션이 없다. 두 차례 1루수 골든글러브 수상 이력이 있지만, 최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지명타자, 포수 등에서 떠돌이 생활을 했다.
강백호는 여러 변수를 대비해 지난 여름 글로벌 에이전시와 계약, 해외 진출이라는 옵션을 추가했다. 2018년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MVP에 빛나는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소속된 글로벌 에이전시 ‘파라곤 스포츠’와 손을 잡고 빅리그 진출의 토대를 마련했다.

스토브리그 개장과 함께 박찬호, 김현수와 함께 FA 시장의 빅3로 불린 강백호는 미국과 한국 투트랙 전략으로 새 둥지를 물색했다. 국내 구단 가운데에는 원소속팀 KT와 두산 베어스 등이 관심을 보였고, 미국의 경우 이번 주말 출국 일정을 잡고 현지에서 훈련을 하며 쇼케이스를 진행하려고 했다. KT 구단도 강백호 출국 전 한 차례 미팅 일정을 잡았다.
그런데 돌연 한화가 19일 강백호 영입전에 참전했고, 한화의 파격 계약 조건을 들은 강백호는 미국 출국 일정을 취소하고 20일 오후 구단 사무실을 찾아 최종 조율 및 계약을 마쳤다.
강백호는 “국내에 남는다면 원소속 구단(KT)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한화 이글스라는 좋은 팀에서 저를 원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라며 “이제 계약을 마무리했으니 좋은 조건으로 저를 인정해주신 만큼 저도 그 선택에 후회가 없으시도록 최선을 다하는 선수, 팬들이 더 좋아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KT에서 본 한화는 어떤 팀이었을까. 강백호는 “한화는 베테랑 선배님들과 젊은 선수들의 융화가 좋은 팀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외부에서 볼 때 분위기가 참 좋아보였고, 한화 이글스에 친한 선수들이 많아서 팀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팬 여러분들도 열정적이고 참 특색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초대형 계약을 통해 한화맨이 된 강백호는 “몸 상태도 좋고, 경기력에는 자신감이 있다. 경기에 나갈 수만 있다면 잘 해낼 자신감을 항상 갖고 있다”라며 “팀에 좋은 선배님들도 많이 계시고, 훌륭한 동료들이 많기 때문에 저도 거기에 힘을 보태서 팀이 더 높은 곳에 설 수 있도록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2018년부터 응원을 보내준 KT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강백호는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는 마음뿐이다. 이번 계약을 결정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걸렸던 것이 KT 팬분들이었다. 과분하게 넘치는 사랑을 주신 팬 여러분들이 정말 마음에 걸렸다. 한화 이글스로 오게 됐지만 그럼에도 팬 여러분의 사랑을 잊지 않고 감사하며 살아가겠다”라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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