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투어' 이수민 "모두 값진 경험…어려움이 나를 성장시킨다"

스포츠

이데일리,

2025년 11월 21일, 오전 12:00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이수민이 올가을 누구보다 험난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도약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이수민이 1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리야드 골프클럽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 1라운드를 끝낸 뒤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를 다짐하는 의미로 엄지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
이수민은 19일(현지시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리야드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총상금 500만 달러)에 출전했다. 지난 달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더 채리티 클래식을 마친 뒤 필리핀, 홍콩, 싱가포르, 대만을 거쳐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약 5주간 이어진 ‘떠돌이 투어’의 마지막 여정이다.

◇“고생이지만, 그보다 더 큰 성장은 분명히 있다”

5개국을 옮겨다니며 펼친 떠돌이 투어는 체력적 부담은 물론 높은 경비, 낯선 환경까지 감수해야 하는 ‘고행길’이었지만, 이수민은 더 큰 성장의 발판으로 여긴다.

이수민은 이데일리와 만나 “외국에 나오면 오히려 한국보다 더 많이 훈련하게 된다”며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오롯이 골프에 집중할 수 있고, 다양한 외국 선수들과의 경쟁을 통해 자극받는다”고말했다. 그는 또 “나 자신의 부족한 점을 더 빨리 발견하고, 보완할 수 있다”면서 “모든 것이 성장의 밑거름”이라고 덧붙였다.

외국 투어 활동은 불편한 점 투성이다. 식사, 숙박 등은 물론, 이동만으로도 체력 소모가 심하다. 이수민은 “어려움도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라며 “한계를 깨고, 더 넓은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서라면 감수할 만한 값진 경험”이라고 부연했다.

◇침체기·군 복무… 모든 굴곡을 버티며 다시 일어선 시간

이수민은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를 거쳤고 프로 무대에서도 꾸준히 성장했다. 그러나 과정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2015년 프로가 된 이수민은 여러 번의 추락을 딛고 다시 올라오는 과정을 반복하며 단단해졌다.

2013년 아마추어로 군산CC오픈을 제패하며 이름을 알렸던 그는 2015년 같은 대회에서 프로 신분으로 다시 우승해 ‘차세대 대표 주자’로 주목받았다. 2016년 유럽 진출 후 선전 인터내셔널 정상에 오르는 등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그러나 2017년부터 경기력 저하로 깊은 부진에 빠졌고, 2018년까지 큰 성과를 내지 못하며 팬들의 기억에서 조금씩 멀어졌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2019년 KPGA 상금왕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며 다시 정상에 올랐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2022년 복귀했지만, 경기 감각을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해 KPGA 제네시스 대상 18위는 아쉬웠지만, 올해는 한계를 넘기 위해 혹독하게 몰아붙였다.

올해 이수민은 KPGA와 아시안투어를 동시에 준비했다. 결코 쉽지않은 일정이었지만, 필리핀 오픈 9위, 싱가포르 오픈 3위 등을 통해 아시안투어와 인터내셔널 시리즈 출전권을 모두 확보하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그는 “유럽에서 뛸 때 골프가 너무 잘 돼 쉽게 생각한 적도 있지만, 금새 시련이 닥쳐왔다. 시련을 넘는 과정이 나를 더 좋은 선수로 만들었다”면서 “지금은 다시 기량이 올라오는 과정이다. 결국 기복도 성장의 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떠돌이 투어 활동을 이어가는 이수민의 종착지는 미국이다. 그는 “미국에 가고 싶다는 마음은 변함없다. 기술에서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10년 이상 투어를 했는데도 아직 ‘노련함’이 아직 부족하다. 경험치를 더 채워가겠다. 꿈을 위해서라면 힘들어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떠돌이 투어 활동을 이어온 이수민에게 이번 대회는 5주 연속 강행군의 마지막 일정이자 시즌 최종전이다. 그가 아시안투어와 인터내셔널 시리즈 출전권을 모두 획득하는 값진 성과를 거두고 귀국길에 오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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