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서 시즌 끝낸 장유빈 "잊지 못할 한 해..여기서 멈추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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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1월 21일, 오전 06:39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잊지 못할 해가 될 것 같다.”

장유빈이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총상금 500만 달러)을 끝으로 2025시즌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이 한마디로 한 해를 정리했다.

장유빈이 2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골프클럽에서 열린 PIF 사우디 인터내션널 2라운드 경기를 끝낸 뒤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
장유빈은 2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리야드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둘째 날까지 합계 4오버파 146타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며 시즌 마지막 무대를 아쉬움으로 마무리했고, 대회 종료와 함께 일정을 앞당겨 곧바로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경기 뒤 장유빈은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해 아쉽다”고 이번 대회를 자평한 뒤 “2025년을 돌아보면 잊지 못할 해가 될 것 같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사실 장유빈의 2025년은 기대만큼이나 상징적이었다. 지난해 12월 한국 선수 최초로 LIV 골프와 계약하며 한국 남자골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2024년 KPGA 투어를 평정한 기세를 이어 해외 무대 도전에 나선 만큼 스스로도 “세계적인 선수들과 빨리 경쟁해보고 싶다”고 큰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LIV 골프 13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톱10 진입이 한 차례도 없었고, 시즌 랭킹 53위에 그쳐 시드 유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결국 내년 활동 무대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시즌을 마쳤다. 프로 골퍼에게 ‘투어가 정해지지 않은 겨울’은 무엇보다 큰 불안으로 다가오는 시기다. 현재로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LIV 골프 잔류다. 내년 1월 열리는 LIV 골프 프로모션에서 상위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기회를 잡지 못하면 LIV 골프 활동을 접고 KPGA 투어로 복귀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채 시즌을 끝냈으니 ‘잊지 못할 해’라는 표현에 아쉬움이 깊게 배어 있다. 하지만, 장유빈은 결과보다 과정에서 얻은 성장에 무게를 뒀다.

장유빈은 “결과만 보면 실패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1년 동안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자신감을 잃지 않았고, 세계의 벽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결국 나에게 있다. 내가 더 잘 치면 모든 상황은 해결된다”고 흔들림 없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그는 세계 무대에서의 압도적 비거리, 다양한 코스 셋업 등 LIV 골프가 제공한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며 자신의 골프에 필요한 부분을 명확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장유빈은 “올해는 부족함을 깨닫고 수준을 끌어올릴 기준을 얻은 시간”이라며 “겨울 동안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장유빈에게 2025년은 프로가 된 이후 경험한 ‘첫 도전의 해’였다. 비록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지금의 경험이 골프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할 것이고 더 큰 무대에서 경쟁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재도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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