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말박물관 초대작가전 김현주의 ‘찰나, 영원’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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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5년 11월 21일, 오전 11:41

김현주 작가의 ‘습보’.(사진 한국마사회 제공)
김현주 작가의 ‘습보’.(사진 한국마사회 제공)

(MHN 엄민용 선임기자)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말박물관 2025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김현주 작가의 초대전 ‘찰나, 영원’이 21일부터 열린다.

김 작가와 작가의 배우자는 경마장에서 각각 10년과 25년 넘게 종사 중이다. 하지만 그림을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2019년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모두가 일상을 멈춘 시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작가는 가슴 한편에 간직해 온 붓을 꺼내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하고 싶었던 작가의 꿈은 인생 후반기에 비로소 활짝 열리기 시작했다.

작가의 캔버스는 삶의 많은 부분을 함께해 온 말의 모습으로 채워져 있다. 모네가 수련을, 고흐가 해바라기를 그렸듯이 김 작가에게 말이란 일상을 둘러싼 익숙한 피사체였다. 작품 속의 말은 아름답고 힘차고 때로는 애처로운 모습이다.

작가는 경주마의 모습에 투영된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표현한다. 출발대가 열리면 1~2분 전력 질주하고 온몸이 땀으로 젖은 채 들어오는 경주마들의 모습은 우리 모두와 닮았다. 힘든 시기도 있지만 저마다의 결승선을 통과하며 이루어 가는 작은 성취는 트로피 못지않게 반짝이는 순간들이다.

이번 초대전에는 25점이 소개되는데, 진짜 ‘편자’가 부착된 말의 뒷모습 시리즈가 특히 인상적이다. 발굽 아래서 말의 하중을 견디느라 빨리 닳고 주기적으로 교체되는 소모품이지만, 사람들에게는 ‘행운’의 상징물로 여겨지는 편자 역시 삶의 고단함과 보람을 동시에 떠오르게 한다. 달리고, 걷고, 멈추어 쉬는 말의 발굽을 보며 보이지 않는 말의 표정이나 감정을 떠올려 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 될 듯하다.

정기환 한국마사회장은 “2025년을 마무리하는 계절에 많은 시민들이 전시장을 방문해 경주마처럼 열심히 달려온 스스로를 위로하고 칭찬하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다음달 28일까지 계속되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다.(관람 문의: 02-509-1287/1275, 월·화 정기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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