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도 못 만든 장면...손흥민과 뮐러가 MLS에 만든 '별들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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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11월 22일, 오전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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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손흥민(33, LAFC)과 토마스 뮐러(36, 밴쿠버)가 MLS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보기 드문 '월드클래스 선수들의 단판 맞대결'이 북미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글로벌 축구 전문 매체 '골닷컴'은 21일(한국시간) "두 선수의 존재 자체가 이번 경기의 무게를 만든다. MLS에는 아직 스타 간 라이벌 구도가 부족한데, 이번 대결은 리그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손흥민과 뮐러는 MLS가 그동안 갈망해온 '대형 미드시즌 영입의 완성형'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손흥민은 2024-2025시즌 종료 후 토트넘과 동행을 마치고 LAFC로 향했다. 유럽에서 10년간 존재감을 증명한 뒤, 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인 2,650만 달러(약 360억 원)에 LAFC 유니폼을 입었다. 두 달 남짓 뛰었을 뿐이지만, 90분당 공격 포인트 1개가 넘는 생산력으로 팀을 단숨에 컨텐더로 끌어올렸다. 지지부진하던 팀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드니 부앙가까지 살아나면서 LAFC는 다시 우승 후보 라인에 복귀했다.

뮐러 역시 밴쿠버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스타일은 손흥민과는 완전히 다르지만 영향력은 비슷하다. 뮐러는 경기를 직접 흔드는 유형이 아니라, 공간을 해석하며 팀 전체의 움직임을 바꾸는 유형이다. 밴쿠버는 이미 좋은 팀이었지만, 뮐러가 조금 더 정교한 공격의 축을 형성하면서 완성도 높은 스쿼드가 됐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뮐러의 발걸음은 예전 같지 않아도, 판단 속도와 경기 이해도는 여전히 정상급이다. 게다가 뮐러는 MLS에 와서도 스타 역할을 거부하고 '팀이 먼저'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입단 후 7경기에서 7골 4도움을 기록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리그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두 팀의 축구 스타일도 극명하게 갈린다. 밴쿠버는 예스퍼 쇠렌센 감독 체제에서 볼 점유를 기반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라이언 골드와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버할터가 중심축을 이루며 공을 오래 소유하고 상대를 지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인터 마이애미를 대파했던 경기처럼, 상대를 틀어막는 압도적인 전개가 강점이다.

반면 LAFC는 공을 '소유하는' 팀이 아니다. 볼을 빼앗고 바로 역습으로 나선다. 체룬돌로 감독은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집중했고, 손흥민-부앙가 조합은 MLS 최고의 카운터 파트너가 됐다. 가운데에서는 팀 틸만이 안정적으로 두 선수를 지원한다. 밴쿠버가 공을 들고 경기를 주도하려 할수록 LAFC가 맞받아칠 공간은 더욱 넓어진다. 골닷컴은 이 대진을 두고 "전술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플레이오프 매치업"이라고 표현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MLS가 이런 대결을 자주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리그는 샐러리캡과 지명선수(Designation Player) 제도로 인해 스타 영입에 제한이 있다. 손흥민과 뮐러는 두 팀이 가진 재정적·전략적 여유를 활용해 영입한 케이스다. 그러나 MLS 전체적으로는 이러한 투자 여력을 갖춘 팀이 많지 않다. 메시는 MLS 연봉 대부분보다 높은 연봉을 받고 있고, 손흥민 역시 또 다른 MLS 팀 CF 몽레알 전체 연봉에 가까운 금액을 수령한다. 이런 구조적 한계 때문에 '세계적인 스타들의 충돌'이라는 장면이 쉽게 나오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리그가 유럽과 달라진 시즌 캘린더를 도입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선수들이 MLS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네이마르, 크리스티안 풀리식 등 차기 빅사이닝 후보들이 언급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골닷컴은 "10년 후, MLS 최대 무대에서 두 슈퍼스타가 킥오프 직전 서로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장면을 보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이번 서부 준결승은 그런 미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스타 vs 스타, 월드클래스 vs 월드클래스. 손흥민과 뮐러 중 한 명만 다음 라운드로 향한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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