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MLS가 손흥민과 토마스 뮐러의 맞대결을 플레이오프 최대 변수로 지목하며 북미 축구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LAFC는 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BC 플레이스에서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MLS컵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에 나선다. 이 경기는 단순한 토너먼트가 아니라 유럽서 수년 동안 격돌했던 두 축구 영웅이 MLS 무대에서 처음 충돌한다는 점에서 흥행 소용돌이의 중심에 섰다.

MLS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뮐러가 손흥민을 의식하며 맞대결을 앞두고 경쟁심을 드러냈다”고 소개했다. 밴쿠버는 경기 티켓이 이미 매진됐다고 밝히며 5만 3000명 이상이 스탠드를 가득 채울 것으로 예상했다. 손흥민과 뮐러의 이름만으로도 경기장이 폭발적인 에너지를 품고 있다는 의미다.

MLS는 “세계적 스타들이 부딪히는 경기에는 반드시 시선을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며 “이번 경기는 손흥민과 뮐러라는 상징적 존재가 맞붙는 장면 자체가 이야기거리”라고 평가했다. 두 선수는 함부르크·레버쿠젠·토트넘에서 유럽 정상급 무대를 누볐던 시절부터 여러 대회에서 서로 마주했다. 하지만 북미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결은 새로운 시대의 첫 페이지가 된다.

뮐러는 지난여름 바이에른 뮌헨과 오랜 동행을 마친 뒤 MLS로 이적했다. 독일 무대에서만 25년을 보내며 분데스리가 우승 13회, 챔피언스리그 2회 등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는 자유계약 신분으로 밴쿠버를 선택했다. 손흥민 역시 10년 동안 토트넘의 상징처럼 활약한 뒤 LAFC로 옮기며 MLS 전체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두 선수는 비록 시즌 중반에 합류했지만, 곧바로 팀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뮐러는 공식전 10경기 9골 4도움, 손흥민은 12경기 10골 4도움을 기록하며 서로 다른 팀에서 동시에 절정의 몸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경기 전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한 것은 뮐러의 발언이었다. 토크스포츠는 뮐러가 “손흥민은 독일에서 뛰던 시절에도 위협적인 선수였지만, 그때 우리는 늘 우위에 있었다. 8대2, 9대1 같은 경기들이 떠오른다”고 말하며 과거 함부르크·레버쿠젠 시절 손흥민이 뮌헨에 당했던 대패를 직접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곧바로 “그건 한참 옛 이야기다. 지금 우리가 속한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며 현재의 대결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손흥민은 LAFC에서 절대적인 공격수이고, 나 역시 이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뮐러는 LAFC를 상대하기 위해 반드시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를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LAFC는 손흥민과 그의 파트너인 부앙가에게 공격을 많이 의지한다. 둘이 침묵하면 LAFC의 득점 확률은 크게 낮아진다”며 “둘을 막아내는 건 쉽지 않지만, 우리가 승리를 잡으려면 그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흥민과 부앙가가 올 시즌 MLS에서 가장 폭발적인 득점 조합으로 평가받는 만큼 뮐러의 분석은 곧 밴쿠버의 전략적 방향을 보여주는 셈이다.

LAFC는 상대의 도발에 가까운 발언이 이어지자 손흥민의 스페셜 영상을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영상 속 손흥민은 입단 초기에 남겼던 메시지가 담겼다. 그는 “저를 받아주는 곳에서 뛰고 싶었다. LAFC는 저를 필요로 했고, 그만큼 저는 이 팀을 위해 모든 걸 쏟아낼 준비가 돼 있다”며 “저를 걱정할 이유는 없다. 팬과 팀을 위해서라면 넘지 않을 선도 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