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오세훈과 나상호가 뛰고 있는 마치다 젤비아가 창단 36년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팀 역사상 최초의 일왕배 결승 진출이었고, 그 첫 무대에서 당당히 정상에 섰다.
마치다는 22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일왕배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비셀 고베를 3-1로 제압하며 올해의 주인공이 됐다. 고베의 2연패 도전을 무너뜨린 결과였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나카야마 유타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후지오 쇼타가 정확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전반 32분 소마 유키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전반전부터 완벽하게 흐름을 가져왔다.
후반 들어서도 마치다의 화력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11분 후지오가 멀티골을 완성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비록 후반 17분 미야시로 다이세이에게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두 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사상 첫 우승을 확정했다.
한국 대표팀 공격 자원인 오세훈과 나상호도 결승 무대에서 우승의 순간을 함께했다. 두 선수는 나란히 교체 명단에서 출발했지만 후반 20분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오세훈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준결승 FC도쿄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던 주역이었다. 연장전 끝 2-0 승리를 만든 그의 활약은 결승 진출의 결정적 발판이 됐다.
이번 우승은 마치다라는 클럽 자체의 역사적 전환점이기도 하다. 1989년 창단한 이 팀은 도쿄 지역 사회인 축구 리그에서 시작해, 일본 축구 시스템의 최하위 단계인 JFL(4부)에서 J3, J2로 차근차근 올라왔다.
그리고 마침내 메이저 컵 대회 정상에 오르는 기적 같은 성장을 완성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J3 리그가 출범한 2014년 이후, J3 경험 팀이 일왕배에서 우승한 것은 마치다가 최초다. 2012년 J2 진출로 프로 무대에 올랐지만 한 시즌 만에 JFL로 강등되는 아픔도 있었다.
2014년 J3에 참가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고, 2016년 J2 복귀 후 안정적으로 체력을 비축했다.
전환점은 2018년이었다. 일본 최대 온라인 광고 대행사 사이버에이전트가 구단을 인수하며 투자가 본격화됐고, 구단의 행보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마치다는 2023년 J2리그 우승으로 처음 J1 무대를 밟았고, 지난해 J1리그 3위를 차지하며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출전권까지 획득했다.
그리고 2025년, 마치다는 마침내 일본 축구의 가장 오래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진짜 강팀’임을 증명했다.
오세훈과 나상호의 합류로 한국 축구 팬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 가운데, 마치다의 기적 같은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mcad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