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가 버릴 뻔한 천재… 이강인, 결승 도움 한 방에 프랑스 뒤집었다

스포츠

OSEN,

2025년 11월 22일, 오후 09:48

[OSEN=이인환 기자] ‘천재’라는 말이 다시 프랑스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PSG에서 오랜 시간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던 이강인(24)이 드디어 프랑스 현지 여론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PSG는 10일(한국시간) 리옹과의 리그1 12라운드에서 3-2로 승리했다. 이강인은 2-2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추가시간,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후반 50분, 이강인이 박스 근처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고, 후앙 네베스가 이를 결승골로 연결했다. 사실상 ‘승부를 만든 패스’였다. 그 한 번의 터치는 이강인의 존재감을 프랑스 전역에 각인시키는 순간이 됐다.

이강인은 어느새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다.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짧은 시간에도 팀 공격을 흔들어놓고 있다. 벤치 자원이 아니라, 경기를 바꾸는 차원이 다른 ‘조커’로 평가받기 시작한 것이다. PSG와 프랑스 현지 언론이 이강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프랑스 ‘소풋닷컴’은 이강인을 전면에 세우며 이렇게 표현했다. “종종 과소평가받던 이강인은 PSG에서의 100번째 출전을 기념하며 경기 막판 다시 한번 결정적인 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교체로 나와 경기 흐름을 뒤집어놓던 그는 한 가지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이강인은 나쁜 선수가 아니었고, 그저 잘못된 평가를 받고 있었을 뿐이다.” 이강인을 둘러싼 오랜 선입견이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다.

매체는 이어 과거 프랑스 내에서 이강인을 향한 차가운 평가를 조목조목 짚었다. “마요르카에서 갓 영입된 이강인은 ‘몸이 약하다’, ‘가볍다’, ‘좋은 선수지만 PSG 스타일에는 맞지 않는다’는 평가로 출발했었다. 2023년 10월 AC 밀란전에서 PSG 데뷔골까지 넣었지만 프랑스 여론은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충분히 박수받을 활약이었지만, 사람들은 그에게 관심이 없었다.” 이강인의 가능성이 아니라 고정관념이 먼저 작동했던 현실을 실토한 셈이다.

사실 이강인의 입지 변화는 단순히 ‘두 경기의 반짝 활약’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는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꾸준히 노력해왔다. 주전 경쟁에서 밀린 뒤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훈련 태도, 출전할 때마다 보여주는 공격 전개 능력, 좁은 공간에서 탈압박하는 기술 등이 계속해서 쌓여 왔다. PSG도 이를 외면할 수 없었다.

엔리케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조차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으며 보수적인 선택을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강인은 감독의 신뢰를 서서히 되찾고 있다. 패스의 무게감이 다르고, 템포 조절 능력도 PSG 내에서 대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늘고 있다.

이강인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흔들리지 않았다. 프랑스 현지를 향한 메시지 역시 담백했다. “선수가 컨디션이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결과를 크게 신경쓰기보다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꾸밈없는 말 속에 그의 꾸준함과 성실함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제 남은 건 더 많은 기회다. 그리고 그 기회가 왔을 때, 이강인은 누구보다 빠르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 프랑스 팬들이 늦게나마 발견한 ‘이강인의 진짜 실력’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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