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또 하나의 역사가 탄생했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세계 최강' 안세영(23, 삼성생명)이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23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호주 오픈(슈퍼 500)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세계 7위)를 2-0(21-16 21-14)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날 승리로 안세영은 와르다니 상대 통산 6전 전승을 기록하며 올 시즌 10번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우승 상금으로는 35626달러(약 5200만 원)를 손에 넣었다.
올 시즌 안세영의 우승 상금은 이미 10억 원을 훌쩍 넘겼다. 커리어 통산 상금 수입은 226만 달러(약 33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만약 다음달 열리는 HSBC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도 정상에 오른다면 여기에 상금 24만 달러(약 3억 5000만 원)까지 추가하게 된다.

안세영의 이번 우승으로 배드민턴 새 역사가 쓰였다. 그는 이미 2025년에만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에서 차례로 우승했다.
안세영은 여기에 호주 오픈 우승까지 추가하며 단일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는 여자 단식 기준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업적. 기존 최고 기록은 지난 2023년 안세영이 작성했던 시즌 9관왕이었다. 그는 2025년 무려 68승 4패, 승률 94.4%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독주를 선보이며 과거의 자신마저 뛰어넘었다.
BWF도 "호주 오픈: 안세영의 No.10 타이틀"이라며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호주 오픈 우승으로 2025년 10개의 타이틀을 획득하며 역대 단일 시즌 기록을 경신했다. 그는 2번 시즈 와르다니의 도전을 21-16 21-14로 물리치는 데 단 44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제 2019년 모모타 겐토의 한 시즌 최다 11승 기록까지는 타이틀 단 한 개만 남았다"라고 조명했다.
호주 오픈 공식 계정 역시 "안세영이 또 다시 해냈다! 또 다른 날, 또 다른 타이틀. 세계 최고 선수의 순수한 지배"라며 "안세영은 비범한 수비와 월드클래스 컨트롤을 자랑하며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챔피언"이라고 극찬했다.

특히 안세영은 이번 대회 32강부터 결승까지 상대에게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모두 2-0 완승을 거뒀다. 그는 첫 경기에서 29분 만에 셔나 리(뉴질랜드·145위)를 2-0(21-6, 21-6)으로 가볍게 눌렀고, 16강에선 33분 만에 둥추퉁(대만·59위)을 게임 스코어 2-0(21-7, 21-5)으로 제압했다.
8강과 4강 경기도 다르지 않았다. 안세영은 8강전에서 스이즈 마나미(일본·세계 58위)를 게임 스코어 2-0(21-10, 21-8)로 꺾었고, 준결승전 역시 태국의 라차녹 인타논(세계 8위)을 상대로 2-0(21-8, 21-6)으로 가볍게 승리했다. 그리고 결승까지 2-0 승리로 마무리하며 '퍼펙트 우승'을 완성했다.
이날도 안세영은 큰 위기 없이 승리를 손에 넣었다. 1게임에선 와르다니와 동점에 동점을 만드는 접전을 펼쳤다. 10-8로 앞서 나가다가 4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뒤처지기도 했지만, 금방 중심을 되찾았다. 그는 15-16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앞세워 연달아 6점을 따내며 순식간에 첫 게임을 따냈다.
2게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세영은 초반에 흐름을 내주기도 했지만, 6-9에서 연속 4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9-10에서 다시 5점을 잇달아 쓸어담으며 점수 차를 벌렸다. 기세를 탄 안세영은 점프 스매시로 매치 포인트를 획득하며 정상에 올랐다. 여자 단식 최초의 단일 시즌 10회 우승 대기록을 달성한 그는 크게 포효했다.

안세영은 이번 시즌 10번째 우승이 확정된 뒤 '셔틀콕 여제'다운 자신감을 보여줬다. 그는 가슴을 두드리며 포효한 뒤 손가락 10개를 접었다가 차례로 폈다. 그리고는 너무 쉽다는 듯 양 손을 펼치며 여유롭게 웃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 후 안세영은 "물론 이 10개의 타이틀을 획득하는 건 매우 특별하다. 정말 행복하다. 기록을 세우고 싶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차근차근 생각하고 있다. 그저 항상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이라며 "호주 오픈은 정말 환상적이다. 내게 응원을 보내주는 모든 팬들과 여기서 받는 지지 때문"이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한편 안세영은 또 하나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아직 '왕중왕전' 격인 HSBC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도 남아있다. 월드투어 파이널스는 올해 국제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8명(팀)이 격돌하는 대회다. 만약 안세영이 여기서도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모모타 겐토(일본·은퇴)가 2019년 남자 단식에서 작성한 단일 시즌 11회 우승 기록까지 따라잡게 된다.
자연스레 역사상 최초의 BWF 올해의 여자 선수 3연패도 사실상 기정사실로 보인다. 올 시즌 안세영만큼 압도적인 무력을 자랑한 여자 선수는 없다. 그는 2023년과 2024년에도 올해의 선수를 받으며 2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BWF 올해의 여자 선수는 여자단식, 여자 복식, 혼합복식을 통틀어 단 한 명에게만 주어지는 상인 만큼 워낙 수상이 어렵지만, 대망의 3연패에 근접한 안세영이다.
/finekosh@osen.co.kr
[사진] 호주 오픈, 대한배드민턴협회, BWF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