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즈 제치고 MVP '폰세', 한국 상륙 1년 만에 KBO 리그 평정

스포츠

뉴스1,

2025년 11월 24일, 오후 03:45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시상식에서 MVP에 선정된 한화 폰세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슈퍼 에이스' 코디 폰세(31·한화 이글스)가 KBO리그 입성 한 시즌 만에 '살아 있는 전설'로 우뚝 섰다. 외국인 선수 최초로 투수 4관왕을 달성하더니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폰세는 24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타자 3관왕'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를 따돌리고 MVP의 주인공이 됐다.

외국인 선수가 MVP를 받은 건 타이론 우즈(1998년), 다니엘 리오스(2007년), 에릭 테임즈(2015년), 더스틴 니퍼트(2016년), 조시 린드블럼(2019년), 멜 로하스 주니어(2020년), 아리엘 미란다(2021년), 에릭 페디(2023년)에 이어 폰세가 9번째다.

한화 소속으로는 19년 만의 MVP 수상이자 외국인 선수로는 폰세가 처음이다. 그는 '독수리 군단의 전설'인 장종훈(1991~1992년), 구대성(1996년), 류현진(2006)에 이어 4번째이기도 하다.

당초 MVP 경쟁은 폰세와 디아즈의 2파전으로 예상됐다. 역대 단일 시즌 최다 158타점을 세우고, 외국인 선수 최초로 단일 시즌 50홈런을 터뜨린 디아즈가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지만 뚜껑을 여니 싱거웠다.

폰세는 유효 125표 중 96표를 얻어 23표에 그친 디아즈를 73표 차로 크게 제쳤다.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시상식에서 타자 부문 홈런, 타점, 장타율상을 수상한 디아즈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1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득표율에서 보여주듯, 폰세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폰세는 정규시즌 29경기에 나가 17승1패 252탈삼진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하며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0.944) 등 4개 부문 1위에 올랐다.

폰세는 기록의 사나이였다. 2021년 미란다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종전 225개) 기록을 갈아치웠고, 개막 후 단일 시즌 선발 최다 17연승 기록도 세웠다.

규정 이닝 기준 1점대 평균자책점도 진기한 기록으로, 2010년 류현진(1.82) 이후 15년 만이었다.

아울러 1996년 구대성과 2011년 윤석민에 이어 3번째이자 외국인 투수 최초로 공식 타이틀 기준 투수 4관왕이라는 대업을 세웠다.

또한 선동열 이후 최초로 1점대 평균자책점과 투수 트리플크라운(평균자책점·다승·탈삼진 1위)을 동시에 달성했다.

한화와 총액 1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한국 땅을 밟은 폰세는 단숨에 KBO리그를 평정했다.

포효하는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 2025.10.2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정규시즌 데뷔 무대였던 3월22일 KT 위즈전에서 5이닝 4탈삼진 2실점으로 평범한 기록을 냈지만, 3월2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7이닝 8탈삼진 2실점으로 첫 승리를 따내며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4월 등판한 5경기에서 4승을 쓸어 담은 폰세는 41.97점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3~4월 MVP를 받았다.

폰세의 공은 '언터처블'이었다. KBO리그 타자를 압도하던 그는 5월17일 SSG 랜더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8이닝 동안 삼진 18개를 잡아 1991년 선동열이 수립한 역대 한 경기 최다탈삼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폰세는 패배를 몰랐다. 6월2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6경기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그는 계속 승수를 쌓아가더니 8월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사상 첫 개막 15연승을 달성했다.

종전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인 2003년 정민태와 2017년 헥터 노에시의 14연승을 뛰어넘었다. 이후에도 2승을 더하며 개막 17연승을 세웠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는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을 세웠다.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2025.5.1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폰세는 9월20일 KT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시즌 첫 패전을 당해 연승 기록이 멈췄지만, 이 패배는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유일한 기록이었다.

수많은 타자들을 삼진을 돌려세운 폰세는 역대 최소 23경기 만에 20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

그는 9월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삼진 8개를 잡아냈고, 탈삼진 228개로 미란다의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3경기에서도 탈삼진 24개를 추가, 총 탈삼진 252개를 기록하며 SSG 랜더스의 드류 앤더슨(245개)을 제치고 탈삼진왕에 올랐다.

1998년 KBO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대단한 활약을 펼친 이방인은 많았지만, 폰세처럼 각종 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별이 된 외국인 선수는 없었다. 폰세는 단 한 시즌 만에 KBO리그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됐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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