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한화 외국인 투수 폰세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별에 등극한 코디 폰세(31)가 한화 이글스 잔류와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한국시리즈 종료 후 대전 홈구장의 흙을 담으며 이별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추측에 그는 "절대 아니다"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폰세는 24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뒤 취재진을 만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선 건강관리를 잘하고, 아내를 도와 지난달 태어난 딸을 잘 키우려 한다. 그러면서 다음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폰세는 '한화에 남겠다', 'MLB 무대로 가서 도전하겠다' 등 구체적 발언을 피했지만 자신을 둘러싼 추측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앞서 한화는 지난달 31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LG 트윈스에 패해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우승이 무산됐다.
폰세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마운드에 올라 흙을 담아 자기 바지 주머니에 담았다. 이런 폰세의 행동을 두고 한화와 작별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폰세는 "한화와 이별을 뜻한 게 아니다"라면서 "선수들의 유니폼은 물론 내가 뛰었던 구단의 흙을 모아 기념으로 소장하고 있다. 닛폰햄 파이터스,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뛸 때도 홈구장 흙을 담아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역투하는 코디 폰세. 2025.10.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 유니폼을 입은 폰세는 단번에 KBO리그를 평정했다. 그는 정규시즌 29경기에 나가 17승1패 252탈삼진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하며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0.944) 등 4개 부문 1위에 올랐다.
한화는 폰세와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몸값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MLB 구단은 KBO리그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친 폰세에 거액을 안기고 영입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외국인 선수가 KBO리그 MVP라는 전리품을 앞세워 MLB, 일본프로야구 무대로 진출한 경우도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폰세가 이정후의 소속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소셜미디어를 팔로우했다는 루머가 돌면서 그의 미국행에 불을 지폈다.
폰세는 "아직 에이전트와 내 거취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현재까지 결정된 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구단 SNS를 팔로우한 건 15년 전 사진 같다. 내 SNS를 보면 LA 다저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다른 MLB 구단도 팔로우했다"며 "내 SNS 팔로우에 큰 의미를 둘 필요 없다"고 선을 그었다.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한화 외국인 투수 폰세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폰세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그는 MVP 투표에서 유효표 125표 중 96표(득표율 76%)를 받아 23표에 그친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를 제치고 MVP를 받았다.
나아가 장종훈(1991~1992년), 구대성(1996년), 류현진(2006년)에 이어 한화 소속 선수로 4번째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류현진 이후 19년 만에 한화 출신 MVP가 된 부분에 대해서는 "류현진은 내 우상으로 늘 존경해 왔다. 그와 나란히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올 시즌 류현진과 함께 야구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조언을 들었다. 그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던 폰세는 아내 엠마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다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아내는 가장 나를 지지해주고 사랑해줬다. 그런 부분에서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글썽였다"며 사랑꾼 모습을 보였다.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평균자책점, 승리, 탈삼진, 승룰상을 수상한 한화 외국인 투수 폰세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다만 폰세는 MVP 트로피보다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개인 기록보다 팀 기록이 훨씬 중요하다"며 "이 MVP도 영광스럽고 좋지만, 가장 큰 목표였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끝으로 폰세는 "한화에 와서 인간적으로 더더욱 성숙해졌다. 자신감도 많이 얻고 편해져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KBO리그 팬들에게 즐겁게 웃으면서 야구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