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수비상을 수상한 키움 송성문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1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이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는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싶다며 MLB 진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송성문은 24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수비상을 받았다.
그가 수상자로서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시상식에 참석한 건 2015년 신인 2차 5라운드 전체 49순위로 '영웅 군단'의 지명을 받은 뒤 처음이었다.
송성문은 "시상식에 처음 온 것만으로 기분이 좋다. 상상만 했던 상을 받게 됐다"며 "이 수비상은 어린 시절부터 겪은 수많은 실패와 시련을 잘 버티고 노력한 결과인 것 같아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내가 '오빠는 (수비상을) 받지 못할 것 같다. 누가 받을 진 모르겠지만 오빠는 아닐 것'이라고 농담했다"며 "그래도 도전을 시작한 상황에서 아내에게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KBO리그 최고의 3루수로 성장한 송성문은 이제 MLB로 시선을 돌린다. 막연하게 빅리그 무대를 동경해 왔던 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286경기 타율 0.327(1101타수 360안타) 45홈런 194타점 191득점 46도루를 기록,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1일 키움 구단의 요청을 받아 MLB 사무국에 '송성문 포스팅'을 신청했다.
이에 MLB 30개 구단은 MLB 사무국이 포스팅을 고지한 다음 날부터 30일 동안 송성문과 계약 협상할 수 있다.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수비상을 수상한 키움 송성문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송성문은 "이제 시작이다. 사흘밖에 지나지 않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미국 현지 에이전트가 열심히 움직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는 "MLB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키웠지만, 시즌 중에는 실감이 안 났다. 이제 공식 절차를 밟으니까 '나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이 커졌다"며 "앞으로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 나도 궁금하다"고 활짝 웃었다.
송성문의 빅리그 진출 여부는 MLB 30개 구단 윈터 미칭이 끝난 뒤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각 구단은 대형 FA와 계약을 마무리한 뒤 준척급 선수들을 영입,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
공·수·주가 뛰어난 송성문은 내야 보강이 필요한 MLB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자신에 대한 평가를 다루는 현지 보도도 꼼꼼하게 체크하는 중이다. 그는 "긍정적인 기사든, 부정적인 기사든 눈에 보이니까 체크한다"며 "좋은 기사는 기분이 좋지만 큰 의미를 두려 하지 않는다. 안 좋은 기사는 크게 신경 안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비 빅리거 송성문은 자신이 만능 내야수라는 점을 강조하며 어필했다.
송성문은 "공·수·주에서 모난 곳 없이 잘 한다는 게 내 장점"이라며 "공격만 잘하고 주루가 안 되거나 어느 한 부분이 아쉬운 선수가 아니라고, MLB 스카우트가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야구대표팀에서도 활약한 송성문. 2025.11.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송성문의 MLB 진출 여부는 크리스마스 전후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그는 한국에서 기다리다가 기준을 충족하는 구단의 계약 제의가 있다면, 미국으로 건너가 정식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송성문은 "MLB 구단과 계약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일정이 잡힌다면, 내 인생의 최고 연말 선물이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무대에 가게 된다면 야구하면서 가장 행복한 날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MLB 진출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번 포스팅에서 MLB 구단의 제의를 받지 못할 경우, 내년 시즌 종료 후 재도전할 기회가 있지만 송성문은 '마지막 기회'라고 배수의 진을 쳤다.
그는 "내년에는 서른 살이 된다. 이번 포스팅에서 실패하고 내년 KBO리그에서 홈런 60개를 기록하지 않는 이상 재도전은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기다림의 시간이다. 송성문은 "선수로서 모든 걸 쏟았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납득할 수 있다.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후회는 없다"고 담담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rok195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