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개막전인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김아림이 우승을 차지한 걸 시작으로 △포드 챔피언십 김효주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유해란 △2인 1조 대회인 다우 챔피언십 임진희·이소미 △롯데 챔피언십 황유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김세영이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3승에 그쳤던 우리나라는 1년 만에 다승 공동 1위 국가로 반등했다. 올해 LPGA투어 국가별 우승 횟수를 보면 한국과 일본이 7회로 가장 많았고 스웨덴(4회), 미국·태국(이상 3회)의 순이었다.
◇베테랑 김세영에 초청선수 황유민까지…‘신구 조화’
올해 우승자 중 가장 반가운 선수는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이었다. 2015년 LPGA 투어로 데뷔한 김세영은 첫해 3승을 올리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2020년까지 매해 우승을 추가하며 통산 12승을 거뒀다. 그 뒤 우승과는 인연이 없던 김세영은 지난달 전남 해남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약 5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올해로 LPGA 투어 11년 차를 맞은 김효주도 1년 5개월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봤고, 김아림도 개막전에서 정상에 오르며 한국 선수 최다승 물꼬를 텄다. 뒤를 이어 2023년 신인상 출신 유해란이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2년 차인 임진희와 이소미는 팀 경기에서 통산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여기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는 황유민이 초청 선수로 출전한 롯데 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하며 내년 LPGA 투어 데뷔를 확정했다. 유해란이 확실하게 투어 주요 선수로 자리매김했고 임진희와 이소미도 안정적으로 연착륙한 것이 고무적이다. 또 황유민의 우승은 국내파 선수들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
◇메이저 무승·개인 타이틀 무관은 아쉬워
다만 올해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 정상에 서지 못한 건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양희영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후 7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올해 메이저 대회에선 △사이고 마오(일본·셰브론 챔피언십)·마야 스타르크(스웨덴·US 여자오픈) △민지 리(호주·KPMG 여자 PGA 챔피언십) △그레이스 김(호주·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야마시타 미유(일본·AIG 여자오픈)가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선수 2명에 한국계 호주 선수 2명이 메이저를 휩쓸었다.
압도적으로 많은 우승 상금이 걸려 있는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이소미, 김세영이 ‘톱10’에 올랐으나, 지노 티띠꾼(태국)의 2연패 저지에는 실패했다. 한국은 올해의 선수, 베어 트로피(최소 타수상), 상금 1위, 신인상 등 개인 타이틀을 배출하지 못했다. 한국 여자 골프의 반가운 반등 속에서도 아쉬운 부분이다. 올해의 선수·베어 트로피·상금왕은 티띠꾼이, 신인상은 야마시타 미유(일본)가 차지했다.
하지만 내년이 더 기대되는 건 분명하다. 김세영, 김효주 등 베테랑들이 건재하고 젊은 피의 도전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황유민은 내년 LPGA 투어에 진출하고, 내달 초 열리는 퀄리파잉 시리즈에는 KLPGA 투어 간판스타 방신실, 이동은이 도전한다. 올해 루키로 시행착오를 겪은 윤이나도 내년 더 발전한 모습을 기약했다.
올해 맹활약했던 일본 루키 4인방에 필적하는 ‘한국 신예 4인방’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김세영이 지난 10월 19일 전남 해남군의 파인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트로피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사진=AP/뉴시스)
지난 10월 5일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내년 미국 무대에 직행하는 황유민.(사진=AFPBB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