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리그1이 끝까지 어지럽다. 대구와 제주의 탈꼴찌 싸움을 비롯해 마지막까지 예상할 수 없는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월 중순 개막한 2025 K리그1가 이제 최종 38라운드만 남겨 놓고 있다. 정말 끝까지 왔는데, 순위표 12자리 중 확정된 것은 두 곳 뿐이다.
일찌감치 조기 우승 축포를 터뜨린 전북현대 그리고 4위가 결정된 포항 스틸러스를 제외한 10자리의 주인공은 모두 11월30일 최종전이 끝나야 가려진다. '역대급 시즌'이라는 수식어가 흔해졌지만, 2025년 같은 시즌도 진짜 없었다.
K리그1은 지난 주말 진행된 37라운드를 통해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더 꼬였다. 순위표 전체가 혼돈이지만 특히 처절한 생존 경쟁이 펼쳐지는 파이널B 그룹은 혼돈 그 자체다.
지난 22일 9위 울산 HD가 광주에게 0-2로 패하고 10위 수원FC는 FC안양을 원정에서 1-0으로 제압하며 두 팀 간격이 확 좁혀졌다. 이날 울산이 이겼다면 강등권을 벗어날 수 있는 9위를 확정할 수 있었으나 이젠 1경기면 뒤집을 수 있는 2점차(울산 44, 수원FC 42)가 됐다.
최종전에서 수원FC가 승리한다면, 울산도 무조건 이겨야 9위를 지킬 수 있다. 다득점에서 울산(42골)이 수원FC(51골)에 크게 밀리기에 무승부에 그쳐 승점이 같아지면 10위로 추락한다. 10위는 K리그2 플레이오프2 진출권을 받은 팀과 승강플레이오프를 치러야한다. 설마설마했던 '디펜딩 챔피언'의 승강 플레이오프행이 현실이 될 수 있다.
몰락한 디펜딩 챔피언 울산, 정말 강등 플레이오프로 떨어질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주와 대구의 '탈꼴찌' 싸움도 끝까지 간다. 11위 제주와 12위 대구는 23일 제주에서 만나 1-1로 비겼다. 제주는 9승9무19패(승점 36), 대구는 7승12무18패(승점 33)로 3점차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들도 다득점에서 대구(45골)가 제주(39골)에 앞서 있어 최종전 결과에 따라 자리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 위치는 제주가 유리하지만 마지막 매치업을 보면 느낌이 달라진다. 제주는 오는 30일 무조건 이겨야하는 울산과 원정경기를 해야 하고, 대구는 잔류가 확정된 안양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예측 불가다.
K리그1 최하위는 K리그2로 바로 강등되고, K리그1 11위는 K리그2 2위를 차지한 수원 삼성과 홈 앤드 어웨이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수원삼성이라는 '탈 2부급 전력'의 팀을 상대해야한다는 것도 부담이지만, 일단 '다이렉트 철퇴'는 피해야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
전북현대의 조기 우승으로 다소 맥 빠져 보이던 파이널A 그룹도 마지막까지 긴장감 넘친다. 흥미롭게도 '준우승'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대전하나시티즌과 김천상무가 최종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37라운드에서 대전은 강원과 1-1로 비겼고 반면 김천은 FC서울 원정에서 3-1 대승을 거두면서 격차가 단 1점(대전 62, 김천 61)으로 좁혀졌다. 최종 맞대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대전의 준우승이 확정되지만 장소가 김천의 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속단은 어렵다. 대전과 김천 모두 창단 이래 최고의 성적(2위)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다.
준우승을 다트는 김천과 대전은 아예 최종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란히 승점 59점인 서울과 강원의 5위 싸움도 최종전 결과까지 봐야한다. 올 시즌 5위는 예년의 5위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 K리그1 우승팀 전북이 12월6일 광주와의 코리언컵 결승에서 승리한다면 다음 시즌 아시아클럽대항전 진출권이 5위에게도 주어지는 까닭이다.
11월의 마지막날 펼쳐지는 2025 하나은행 K리그1 최종 38라운드 매치업(괄호 홈 구장)은 울산-제주(울산), 대구-안양(대구), 수원FC-광주(수원), 전북-서울(전주), 강원-포항(강릉), 김천-대전(김천)이다. 모든 경기에 이겨야할 이유들이 충분하다.
'유종의 미'라는 추상적인 선물은 둘째 문제다. 준우승팀이 결정되고 ACL2에 나갈 팀,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할 팀, 내년 2부리그행 철퇴를 맞아야할 팀이 모두 11월30일 결정된다. 9개월 여 대장정을 치르느라 체력으 다 고갈됐지만 정신력만큼은 개막전 못지않다.
2025 K리그1 중간순위 (37라운드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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