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혐의로 상벌위원회 징계를 받은 전북 현대 타노스 코치(왼쪽에서 두번째)가 사의를 표명했다. (전북 현대 제공)
인종차별 혐의로 중징계를 받은 전북 현대 타노스 코치가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타노스 코치가 억울한 입장을 전하는 가운데 전북 구단은 타노스 코치의 징계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다.
전북은 25일 성명을 통해 "지난 19일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이하 상벌위)가 당 구단 타노스 코치의 행동에 대해 내린 징계 결정과 그 배경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타노스 코치와 논의한 결과 이번 사안에 대한 상벌위 결정이 사실관계와 의도에 대해서 다시 한번 면밀한 검토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재심 청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타노스 코치는 지난 8일 열린 K리그1 36라운드 전북과 대전 하나시티즌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 주심이 상대 선수의 핸드볼 파울을 선언하지 않자 이에 과도한 항의를 해 경고를 받고, 이어 퇴장 조치를 받았다.
퇴장 판정 이후 타노스 코치는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하며 두 눈에 양쪽 검지손가락을 대는 동작을 했다.
이 행동을 두고 타노스 코치 측과 주심의 주장은 엇갈렸다. 당시 경기를 진행한 김우성 주심은 이를 인종차별을 의미하는 행위로 보고 심판보고서에 기재, 상벌위원회에 진술서를 제출했다. 반면 타노스 코치는 상벌위원회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심판이 핸드볼 파울을 직접 보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두 눈을 가리켰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상벌위원회는 이를 인종차별 행위로 해석, 타노스 코치에게 출장정지 5경기와 제재금 2000만원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전북 구단은 "타노스 코치는 관련 상황이 일어난 직후부터 일관되게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인종차별의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 과정에서 발생한 오해라고 명확히 밝혔다"면서 "구단 또한 경기 영상, 코치의 진술, 팀 내·외부 증언 등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확인한바 인종차별의 의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징계 결정문을 받은 전북은 28일까지 재심 청구를 해야 하는데, 빠르게 재심을 결정했다. 재심을 위한 상벌위는 이르면 다음 주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논란으로 타노스 코치는 1년 만에 전북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지난 겨울 거스 포옛 감독 사단으로 전북에 부임한 타노스 코치는 선수들을 지도하며 팀이 4년 만에 K리그1 우승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전북은 "심리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타노스 코치가 깊은 고민 끝에 사임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타노스 코치는 구단을 통해 "수많은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과 일하며 그들의 문화, 인종과 관련해 어떠한 문제도 없이 함께 어울리며 살아왔고 이를 축복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현재 나는 지속해서 해명했던 모든 상황의 맥락, 문화적 표현과 의미를 무시당한 채 단 한 번의 오해로 '자칭' 권위자들부터 인종차별 행위자라는 오명을 입게 됐다"고 호소했다.
이어 "내 삶은 국적과 인종을 떠나 축구인으로서 안전하고 존중과 평화, 법 앞의 평등이 있는 곳에서 계속되어야 한다. 슬픈 마음을 안고 이번 시즌 종료 후 이곳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dyk060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