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경기 도중 동료 뺨을 때린 이드리사 게예(36, 에버튼)가 공개 사과문을 발표했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25일(이하 한국시간) "게예가 마이클 킨을 때린 뒤 에버튼 팀원들을 향한 메시지를 게시했다. 그는 에버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한 경기에서 퇴장당한 뒤 공개 사과문을 발표했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에버튼은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5-2026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맨유를 1-0으로 꺾었다. 그 덕분에 5승 3무 4패, 승점 18을 기록하며 리그 11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게예가 경기 시작 13분 만에 퇴장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것도 상대가 아닌 팀 동료와 싸우다 뺨을 때리는 황당한 퇴장이었다. 그는 후방에서 킨과 호흡이 맞지 않아 맨유에 슈팅을 허용한 뒤 분노했고, 언쟁을 벌이다가 킨을 가격하며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럼에도 승리는 에버튼의 몫이었다. 10명으로 싸운 에버튼은 전반 29분 터진 키어넌 듀스버리홀의 선제골을 잘 지켜내면서 13년 만에 올드 트래포드에서 승리를 따냈다.
가장 화제가 된 건 역시 게예의 퇴장이었다. 풋볼 인사이더는 "베테랑 미드필더는 게예는 팀 동료 킨과 충돌하며 충격적인 사건을 일으켰고, 퇴장당했다. 그는 이른 시간 브라이언 음뵈모에게 기회를 내준 뒤 킨과 오해로 인해 문제를 일으켰다. 게예가 동료의 뺨을 때리기 전까지 화난 말이 오갔고, 주심은 즉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라고 전했다.
어린 선수도 아니고 1989년생 미드필더 게예가 한순간 감정을 참지 못해 팀을 위기에 빠뜨린 것. 하지만 데이비드 모예스 에버튼 감독은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그는 "사실 난 선수들이 싸우는 상황을 꽤 좋아한다. 선수들이 터프해지는 걸 원하기 때문"이라며 단순 해프닝으로 넘겼다.
또한 모예스 감독은 "승리하는 팀을 위해서라면 그런 행동을 보여주는 선수들도 있어야 한다. 이번 갈등과 화해가 결과를 만들었듯이 말이다. 게예는 선수단 앞에서 자신의 실수를 사과했다. 난 그 사과를 받아들였고, 우리 모두 이제 이 일을 잊을 것"이라고 감싸안았다.


그럼에도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게예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 사과도 남겼다. 그는 "팀메이트 마이클 킨에게 먼저 사과하고 싶다. 내 반응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 몫이다. 팀원들과 스태프들, 팬들, 그리고 클럽에도 사과드린다"라고 적었다.
이어 게예는 "일어난 일은 내가 누구인지와 내가 대변하는 가치를 반영하지 않는다. 감정은 뜨거워질 수 있지만, 그러한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는 건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UTT(Up The Toffes)"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BBC'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과거 같은 팀끼리 싸웠던 사례를 재조명하며 게예의 퇴장이 흔치 않다고 강조했다. 종종 동료들끼리 충돌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레드카드까지 나온 건 2008년 12월 스토크 시티의 리카르도 풀러 이후 17년 만이다. 당시 스토크는 풀러가 앤디 그리핀의 얼굴을 때려 퇴장당하며 1-2로 패했다.
손흥민의 이름도 언급됐다. 그는 지난 2020년 7월 에버튼전에서 지금은 LAFC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골키퍼 위고 요리스와 언쟁을 벌였다. BBC는 "토트넘은 1-0으로 이기고 있었지만, 주장 요리스는 수비 가담에 실패한 손흥민을 그냥 두지 않았다. 하프타임 요리스는 달려가 손흥민을 거칠게 밀었고,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결국 승리하면서 빠르게 잊혔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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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카이 스포츠, ESPN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