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 알 나스르)가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서 본선 첫 경기를 놓치는 일은 피하게 됐다. 예상과 달리 추가 출전 정지 징계를 피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특혜를 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영국 'BBC'는 26일(이하 한국시간) "호날두는 레드카드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출전이 확정됐다. 그는 아일랜드전에서 퇴장당했지만, 내년 여름 열리는 월드컵 본선 개막전에서 포르투갈 대표로 뛸 수 있게 됐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호날두는 이달 초 포르투갈이 0-2로 패한 유럽 예선 경기에서 다라 오셰이의 등을 팔꿈치로 가격해 퇴장당했다. 폭력적인 행위는 일반적으로 3경기 출장 정지가 적용되지만, 호날두는 2번째 경기와 3번째 경기 징계는 1년의 집행 유예 처분을 받았다"라며 "이번 레드카드는 호날두가 뛴 A매치 226경기 중 첫 번째 레드카드"라고 전했다.
일단 호날두는 운 좋게 1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는 데 그친 셈. FIFA 발표에 따르면 그가 앞으로 1년간 비슷한 폭력적 행위를 저지를 시엔 잔여 2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즉시 발동되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대형 사고를 치지 않는 이상 이대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호날두는 지난 14일 아일랜드 더블린의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일랜드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F조 5차전에서 퇴장당했다. 선발 출전한 그는 후반 16분 골문 앞에서 경합 도중 오셰이를 팔꿈치로 가격했다. 몸싸움에 신경질을 부리더니 상체를 돌리며 팔꿈치로 등을 찍어버렸다.
처음엔 옐로카드가 나왔다. 그러자 아일랜드 관중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놀랍게도 호날두는 두 손을 눈가에 대고 돌리며 우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어디 더 울어 보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동작이었다.
하지만 누가 봐도 고의적인 호날두의 가격은 다이렉트 퇴장감이었고,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레드카드가 선언됐다. 호날두는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항의했고, 신난 아일랜드 팬들은 호날두의 제스처를 그대로 따라 하며 환호했다. 그러자 호날두는 뻔뻔하게 관중을 향해 박수를 치고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자연스레 추가 징계까지 예상됐다. 위험한 반칙을 한 것도 모자라 관중을 도발하기까지 했기 때문. 호날두는 이미 아르메니아와 유럽 예선 최종전에 결장했지만, 일반적인 사례처럼 징계가 나오면 조별리그 1, 2차전을 놓칠 위기였다.

그러나 FIFA는 호날두에게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만 내리고 나머지는 집행 유예만 선고하는 관대한 판결을 내렸다. 포르투갈 '헤코르드'조차 "당초 예상과 달리 호날두는 아일랜드전 퇴장으로 FIFA로부터 1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로써 그는 이미 아르메니아전 결장으로 징계를 마쳤고, 2026년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라며 놀랐다.
이어 매체는 "규정상 폭력 행위 시 3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 규정으로 인해 호날두는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 2차전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FIFA는 그렇게 해석하지 않고 더 가벼운 징계를 내렸다"라고 덧붙였다.

이례적인 집행 유예 판결에 특혜라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특히 호날두가 최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만나 만찬을 즐겼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 스포츠'의 카베 숄헤콜 기자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호날두는 추가 징계를 받아야 하지만, 포르투갈 슈퍼스타에게는 정상적인 일이 없다"라며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이 전례없는 결정이 호날두와 FIFA에 어울린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디 애슬레틱' 역시 "호날두의 솜방망이 징계는 놀랍지 않다. 월드컵 흥행을 위해 스타 플레이어를 위한 예외를 만들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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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SPN, 파브리시오 로마노, 백악관, 디 애슬레틱, 스카이 스포츠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