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 만든' 심판, 상벌위 결정에 "잘못 본 게 아니라 잘못한 겁니다" 만족

스포츠

OSEN,

2025년 11월 27일, 오전 12:01

[OSEN=우충원 기자] 타노스 코치의 ‘인종차별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사안을 둘러싼 해석은 점점 더 갈라지고 있으며, 사건의 중심은 개인을 넘어 심판 조직 전체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전북이 재심을 요청하면서 논쟁은 확대됐고 심판협의회가 예고한 FIFA 제소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북은 25일 공식 발표를 통해 상벌위원회의 판단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구단은 “징계 과정에서 사실관계와 맥락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재심 의사를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선 타노스 코치는 심리적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팀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전북은 “고심 끝에 사임 의사를 전해왔다”고 전했다. K리그에서 보낸 단 하나의 시즌이 이렇게 끝나버렸다.

타노스 코치는 이번 사건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수많은 국가에서 함께 일하며 인종과 문화 때문에 문제를 겪은 적이 없었다”며 “이번 사건은 제 의도와 문화적 표현을 무시한 채 단 한 순간의 오해로 만들어진 낙인”이라고 토로했다. 자신에게 씌워진 ‘인종차별자’라는 단어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이었다.

사건은 전북과 대전의 경기에서 발생했다. 타노스 코치는 판정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팬들의 반응을 유도하다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됐다. 심판협의회는 그 과정에서 그가 김우성 주심을 향해 ‘눈을 찢는 동작’을 했다고 주장했다. 동양인 비하 제스처로 알려진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심판협의회는 곧바로 성명서를 발표해 타노스 코치의 행동을 인종차별로 규정했다. “심각한 윤리 훼손”을 언급하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반면 전북과 타노스 코치는 해당 행위가 항의 제스처일 뿐 차별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상벌위는 심판협의회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손가락이 눈 가장자리로 이동하는 장면이 확인됐고 이것이 국제적으로 인종차별 동작으로 통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상벌위는 “의도보다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의미가 기준”이라며 징계를 결정했다. 여기에 타노스 코치가 판정 항의 과정에서 스페인어로 ‘racista’라는 표현을 반복한 점도 정황으로 제시했다. 결국 출장정지 5경기와 제재금 2,000만 원이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그러나 여론은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논란이 된 제스처 자체가 눈을 찢는 동작으로 보이기엔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팬뿐 아니라 현장 관계자들 역시 “과도한 해석 아니냐”고 반응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항의를 표시할 때 사용하는 제스처를 인종차별로 단정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문제의 본질은 심판계에 대한 신뢰 부족과 K리그의 오심 증가 현상도 함께 묶여 있다. 실제로 올 시즌 오심 건수는 지난해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북 역시 명백한 페널티킥 상황을 인정받지 못하는 등 손해를 많이 봤다. 이 과정에서 포옛 감독이 ‘차별을 받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가 징계를 받는 등 갈등은 쌓여갔다.

‘racista’라는 표현도 오해가 크다는 반응이다.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이승우는 “이 표현은 특정인에 대한 인종적 비방이 아니라, 불리한 판정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라며 뜻이 왜곡됐다고 설명했다. 의도와 맥락을 따지지 않고 단어만 떼어 해석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라는 것이다.

전북과 타노스 코치는 재심을 통해 억울함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가능한 모든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제 공은 다시 심판협의회와 상벌위로 넘어갔다.

그런데 당시 당사자인 김우성 씨가 자신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김 씨는 자신의 SNS에 "잘못 본 게 아닙니다. 잘못한 겁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또 친절하게 영어로 "I didn't see it wrong. You're the one who did it wrong"이라고 설명했다. 

심판 스스로 징계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심판 스스로 강경 대응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심판의 오심으로 인한 항의 그리고 VAR 판독까지 이어지면서 나온 항의에 대해 인종차별이라는 판단아래 문제가 커졌다. 상벌위까지 피해를 입고있지만 심판의 의지는 완고하다. 앞으로 이번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10bird@osen.co.kr  

[사진] 연맹 제공/ SNS 캡처.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