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억 계약→4년 75홈런→꼼수 FA’ 김재환의 합리적 선택, 팬심은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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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11월 27일, 오전 06:40

두산 베어스 시절 김재환. /OSEN DB

[OSEN=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재환(37)이 자유계약으로 시장에 풀리면서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두산은 지난 26일 “2021년 12월 김재환과 FA 계약 당시 ‘4년 계약이 끝난 2025시즌 뒤 구단과 우선 협상을 진행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준다’는 내용의 옵션을 포함했다. 구단은 보류선수명단 제출 시한인 25일 저녁까지 협상을 이어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김재환을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발표했다. 

김재환은 2008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4순위)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KBO리그 통산 1486경기 타율 2할8푼1리(5072타수 1425안타) 276홈런 982타점 836득점 44도루 OPS .878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44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2021년 137경기 타율 2할7푼4리(475타수 130안타) 27홈런 102타점 86득점 2도루 OPS .883으로 활약한 김재환은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고 두산과 4년 총액 115억원에 재계약했다. 두산은 당시 또 다른 프랜차이즈 스타인 박건우가 NC와 6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떠났고 김재환 잔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덕분이 김재환은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할 수 있었다.

두산 베어스 시절 김재환. /OSEN DB

두산은 김재환이 계약 기간 동안 좋은 기량을 유지해주기를 기대했지만 김재환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년간 499경기 타율 2할5푼(1671타수 417안타) 75홈런 260타점 224득점 13도루 OPS .788을 기록했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115억원이라는 계약 규모를 생각하며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김재환은 올해 103경기 타율 2할4푼1리(344타수 83안타) 13홈런 50타점 42득점 7도루 OPS .758로 다소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종료 후에는 B등급 FA 대상자로 공시됐지만 FA 신청을 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팬들은 김재환이 그대로 두산에 잔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4년 전 FA 계약 당시 알려지지 않은 옵션이 있었고 김재환은 결국 두산 잔류가 아닌 이적을 결심했다. 

김재환이 시장에서 더 좋은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이유는 있다. 최근 프로야구 인기가 뜨거워지면서 구단들의 수익도 늘었고 자연스럽게 FA 선수들의 몸값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KT 프랜차이즈 스타 강백호가 한화와 4년 총액 100억원에 도장을 찍었고 KIA 주전 유격수 박찬호도 4년 80억원에 두산으로 이적했다. 

김현수(3년 50억원), 최원준(4년 48억원) 등도 기대 이상의 계약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김재환과 동갑인 김현수는 올해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3.86을 기록했고 9살 어린 최원준은 WAR 1.17을 기록했다. 김재환은 WAR 1.84로 시즌을 마쳤다. 김현수와 최원준이 김재환의 계약에 기준이 될 수 있다. 

두산 베어스 시절 김재환. /OSEN DB

김재환이 가장 유리한 점은 FA 보상이 없다는 점이다. 만약 김재환이 FA를 신청했다면 B등급으로 원소속팀 두산이 아닌 팀이 김재환과 계약하며 보상금과 보상선수를 내줘야 했지만 자유계약 방출 형식으로 시장에 나오면서 자유로운 계약이 가능해졌다. FA 보상이 없는 만큼 선수가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할 수 가능성이 크다. 

선수는 최선의 선택을 했지만 두산 입장에서는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김재환을 잔류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김재환은 팀을 떠났고 두산은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가 없다. 두산 팬들 입장에서도 김재환이 아쉬운 것은 김재환이 두산 복귀를 완전히 포기하면서 시장에 나가는 것을 택했기 때문이다. FA가 아닌 보류명단 제외를 통해 시장에 나온 김재환은 두산과 1년간 계약할 수 없기 때문에 다시 두산에 돌아가고 싶어도 복귀가 불가능하다. 

김재환은 아직 타격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만큼 타선 보강을 원하는 팀들은 김재환 영입을 고려할 수 있다. 김재환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로인한 두산 팬들의 상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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