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2' 한국, 안심은 금물…유럽 4팀 들어가는 '포트4' 최대 변수

스포츠

뉴스1,

2025년 11월 27일, 오전 07:00


국제축구연맹(FIFA)이 26일(이하 한국시간) 북중미 월드컵 본선 참가국의 포트 배정을 발표했다. 11월 A매치 결과까지 반영한 FIFA 랭킹에서 한국은 22위를 유지해 사상 처음으로 2번째 포트에 들어갔다.

한국의 포트와 함께 가장 많은 관심이 향했던 유럽 플레이오프 통과 국가들의 자리는 포트4로 발표됐다. 그동안 무성한 '설'이 있었으나 결국 FIFA 랭킹이 가장 낮은 국가들이 배치된 포트4로 정해졌다. 북중미 월드컵 조편성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2002 한일월드컵을 제외하고는 늘 단일 국가에서 열리던 월드컵을 3개 국가가 공동 개최하는 것도 큰 변화지만, 본선 진출국이 16개 국가나 늘어난 것은 틀이 달라지는 수준이다.

문턱이 낮아진 덕분에 인구 16만명의 퀴라소와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 아시아의 요르단과 우즈베키스탄 등이 사상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그들에게는 역사적인 이정표지만 일각에서는 대회 수준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유럽 4개국'의 포트4 배정이 결정되면서 새로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포트4는 12개 국가 중 절반만 확정됐다. 요르단, 카보베르데, 가나, 퀴라소, 아이티, 뉴질랜드 등 FIFA 랭킹이 낮은 국가들이 먼저 자리했고 유럽 플레이오프를 치러 합류하는 4팀과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는 2팀이 추가된다. 유럽 4개국이 변수다.

한국은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포트2에 들어갔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 News1 박정호 기자

유럽 PO는 16개 팀이 총 4개 패스(A~D)로 나뉘어 4강 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패스당 1장의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걸려 있다.

이탈리아-북아일랜드, 웨일스-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이상 패스A), 우크라이나-스웨덴, 폴란드-알바니아(이상 패스B), 슬로바키아-코소보, 튀르키예-루마니아(이상 패스C), 체코-아일랜드, 덴마크-북마케도니아(이상 패스D) 중 4팀이 생존하는데, 면면이 너무 화려하다.

이탈리아(12위)나 덴마크(21위) 튀르키에(25위) 등은 본선에 오른다면 포트2에 배치되어야 하는 실력자다. 이 때문에 그들이 본선에 합류한다면 상위 포트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FIFA의 선택은 달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탈리아와 덴마크가 떨어지고 랭킹이 낮은 팀들이 본선에 진출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FIFA 입장에서는 가장 공정한 방식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그들을 포트4에 배정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팬들 입장에서는 즐거운 볼거리겠지만 경쟁해야하는 국가들 입장에서는 곤혹스럽다"면서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는 결정이다. 열심히 A매치 포인트를 쌓아 포트2에 들어갔는데 하필 포트4 상대가 이탈리아나 덴마크, 튀르키예라면 불만이 나올 수 있다. 당장 우리도 그럴 수 있는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FIFA의 큰 기조와 충돌하는 일이기도 하다.

FIFA는 이번 대회에서 세계랭킹 1~4위팀이 토너먼트 초반에 만나지 않도록 조치했다. (FIFA 홈페이지)

이번 대회 또 다른 특징은, FIFA 랭킹 최상위 4개국에게 일종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FIFA는 준결승까지 경기 대진을 두 개로 나눠 설정했는데, 랭킹 1~4위 팀을 서로 다른 토너먼트 경로에 배정한다. 따라서 스페인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프랑스, 잉글랜드가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다면 토너먼트에서는 4강 이후에나 격돌한다.

우승후보들이 토너먼트 초반 맞붙어 탈락하는 일을 최대한 막기 위한 결정으로, 2025 클럽월드컵부터 이런 토너먼트 방식을 도입했다. 요컨대 1위 아르헨티나와 2위 프랑스가 끝까지 살아남으면 두 팀 대결은 결승에서나 가능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많은 나라와 다양한 상황들을 고려해야하는 FIFA의 우선 기준은 랭킹이다. 평소 잘해온 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조금이라도 이점을 안고 싸우게 하려는 것"이라면서 "이번에 랭킹 1~4위를 빨리 만나지 않게 배치한 것도 그런 의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는 유럽 4팀이 포트4에 들어가는 게 대원칙에 어긋나긴 한다. 물론 FIFA도 많은 논의 끝 가장 공정한 방식을 결정했을 것"이라며 "어쨌든 아주 흥미로운 상황이 벌어졌다. 유럽 4개국이 포트4 배치는 이번 조편성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포트 배정(FIFA 랭킹)
▶포트 1 : 미국(14위), 멕시코(15위), 캐나다(27위), 스페인(1위), 아르헨티나(2위), 프랑스(3위), 잉글랜드(4위), 브라질(5위), 포르투갈(6위), 네덜란드(7위), 벨기에(8위), 독일(9위)

▶포트 2 : 크로아티아(10위), 모로코(11위), 콜롬비아(13위), 우루과이(16위), 스위스(17위), 일본(18위), 세네갈(19위), 이란(20위), 대한민국(22위), 에콰도르(23위), 오스트리아(24위), 호주(26위)

▶포트 3 : 노르웨이(29위), 파나마(30위), 이집트(34위), 알제리(35위), 스코틀랜드(36위), 파라과이(39위), 튀니지(40위), 코트디부아르(42위), 우즈베키스탄(50위), 카타르(51위), 사우디아라비아(60위), 남아프리카공화국(61위)

▶포트 4 : 요르단(66위), 카보베르데(68위), 가나(72위), 퀴라소(82위), 아이티(84위), 뉴질랜드(86위), 유럽 플레이오프 A·B·C·D, 대륙 간 플레이오프 1·2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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